[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핫팩을 먹어버렸다고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핫팩을 먹어버렸다고요?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1.31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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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추운 겨울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다양한 방한용품들이 있다. 그중 핫팩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들고 다니기도 간편해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 문제는 핫팩을 흔들 때 나는 사각사각 소리가 강아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핫팩이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소리의 정체는 핫팩의 주성분인 철가루인데 강아지가 핫팩을 가지고 놀다가 터져버리면 그대로 철가루를 삼켜버릴 수 있다.

철이 몸에 지나치게 쌓이면 중독으로 다양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증상은 철을 얼마나 섭취했는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철가루를 20mg/kg 미만으로 섭취했다면 중독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지만 임상증상이 약하게 나타날 수 있다. 20~60mg/kg 정도 섭취했다면 중증도 임상증상이 나타나 치료가 필요하다. 60mg/kg 이상 섭취했다면 심각한 중독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아지가 철을 먹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구토, 설사, 식욕부진, 복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후 증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반려견이 괜찮아졌다고 착각할 수 있다. 상태가 회복되는 것처럼 보여 동물병원에 방문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도 하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다시 증상이 시작돼 발열, 복통, 황달, 혈변, 간부전, 발작 등이 나타난다. 이때 사망에 이르는 강아지도 있으니 핫팩을 먹은 흔적을 발견했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방사선검사를 하면 철가루가 하얀 점들로 보여 반려견 몸 안에 있는 철가루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다. 철가루가 대변으로 배출되면 다행이지만 몸에 흡수될 수 있어 장으로 넘어가기 전에 구토유발, 위세척, 수액 등으로 최대한 빠르게 밖으로 배출하는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 후에도 방사선검사를 시행해 철가루가 얼마나 빠져나갔는지, 제대로 빠져나갔는지 계속해서 모니터링해야 한다.

간혹 응급처치를 한다고 보호자가 강아지에게 과산화수소와 물을 섞어 먹이며 구토를 유발하기도 하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다. 수의사의 진단 없이 보호자가 직접 과산화수소를 사용해 처치하다가는 강아지의 위, 식도가 상할 수 있고 다른 응급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겨울철이 되면 핫팩을 삼켜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강아지가 많다. 강아지는 호기심이 많을뿐더러 특히 사용하고 난 핫팩에서 보호자의 냄새가 강하게 나 그다지 경계를 하지 않고 입으로 덥석 물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핫팩처럼 반려견에게 위험할 수 있는 물건은 항상 반려견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잘 보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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