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피부질환으로 착각하기 쉬운 구강질환 ‘치근단농양’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피부질환으로 착각하기 쉬운 구강질환 ‘치근단농양’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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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반려동물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반려동물 질환을 공부하는 보호자도 상당히 많아졌다. 보호자는 반려동물을 가장 가까이서 오랫동안 지켜볼 수 있다 보니 반려동물의 모습이 평소와 달라진 것을 빠르게 눈치챈다. 그래서인지 동물병원에 방문해 증상을 설명하며 ‘이런 질환은 아닐까요?’라고 질문을 하는 보호자도 있다. 그런데 간혹 질환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증상이 반려동물에게 나타나는 일도 있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이 바로 치근단농양이다.

치근단농양은 구강질환으로 치아의 뿌리부위인 치근단에 급성 또는 만성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치은염과 치주염이 악화되거나 치아파절 또는 치근골절로 노출된 치수강에 균이 들어가면서 염증이 발생한다. 만약 치료하지 않고 계속 방치하면 염증이 심해지면서 치아 가장 안쪽에 있는 치수(신경)가 괴사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염증이나 괴사가 치근단에 영향을 주면서 치근단농양이 발생하게 된다.

주로 위쪽 턱의 제4전구치(송곳니 뒤에 있는 네 번째 작은어금니)에서 치근단농양을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상악 제4구치의 뿌리가 안구와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부위에 고름이 차오르면서 눈 아랫부분이 부어오른다. 상태가 심하면 결국 고름이 피부 밖으로 터져 나오거나 눈에서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런 증상 때문인지 치근단농양을 피부질환으로 착각하고 동물병원으로 방문하는 보호자가 생각보다 많다.

피부까지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치근단농양이 진행됐다면 이미 치수가 상당히 손상됐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발치 없이 완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해당 치아를 뽑고 염증이 생긴 뿌리 주변을 깨끗이 세척·소독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근단농양에는 심각한 통증이 뒤따른다. 이에 따라 음식을 먹을 때 생기는 통증을 피하려고 음식을 잘 먹지 않거나 아예 음식을 거부하기까지 한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이런 증상을 보인다면 단순히 입맛이 없어서 하는 행동이라고 여기지 말고 치근단농양이 더 심해지기 전에 동물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길 바란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구강건강은 삶의 질을 좌우한다. 평소에도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받는 것을 권장하며 치과 엑스레이로 해당 치아의 뿌리까지 꼼꼼하게 살펴 자세한 상태를 확인해보길 바란다. 반려동물 치아에 치석이 자주 쌓이는 편이라면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주는 것도 좋다.

많은 보호자가 반려동물의 치아관리를 어려워한다.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관리를 시작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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