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이 초콜릿을 꿀꺽 삼켜 버렸다고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견이 초콜릿을 꿀꺽 삼켜 버렸다고요?
  •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2.1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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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김태석 동탄 누리동물병원 대표원장

아이들은 어릴 때는 무엇이든 입에 넣었다 삼키는 특성이 있기에 바닥에 위험한 물건이나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들을 놓지 말고 잘 치우며 생활해야 한다. 필자도 첫째 아이가 몇 번이나 위험한 물건을 삼켜서 하임리히법을 숙지해 실제로 삼킨 물건을 빼낸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 자라면 이런 사고가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안타깝게도 반려동물은 평생 이런 사고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반려동물의 지능은 사람으로 치면 3~4세 정도의 아이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동물병원에 강아지가 초콜릿을 먹었다는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와 바로 방문하게 해 응급처치를 했다. 위세척 결과 초콜릿은 물론 초콜릿을 싸고 있던 은박지와 엉킨 머리카락들이 함께 나왔다. 만약 즉시 위세척을 안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초콜릿은 흡수돼 중독증상이, 은박지는 위에 남아 소화장애 등을 일으키다 서서히 녹아 중금속중독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머리카락은 뭉쳐서 소장에서 내려가지 않고 걸려 장 정체나 폐색을 일으킬 수 있다.

반려동물 보호자라면 누구나 중독유발 음식이나 위험한 물질에 대해 충분히 알고 평상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반려동물이 먹어선 안 되는 음식은 포도, 초콜릿, 양파, 자일리톨, 브로콜리, 식물(화분, 산책 시 풀이나 나무 노출)의 잎이나 꽃 등이 있다.

▲포도=껍질과 씨를 포함한 모든 부분이 신장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중독성분이 있다. 대표적인 급성신부전과 만성신부전의 원인 중 하나다.

▲파·양파·마늘=파, 양파, 마늘 등에 포함된 물질(티오설페이트)이 적혈구를 파괴해 혈뇨를 유발하고 심각한 빈혈을 일으킨다. 이 물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음식 대부분에 마늘이나 파가 많이 들어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보호자는 고기를 먹었다고 했지만 다른 증상을 동반해 살펴보니 떡갈비에 마늘과 파가 많이 들어있어서 마늘중독 증상을 보였던 사례도 있었다. 이밖에 짜장면 소스나 국과 찌개, 나물류 등도 조심해야 한다.

▲초콜릿=심장과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이 들어있다. 카카오 농도가 높을수록 위험하기 때문에 함량 확인이 중요하다.

▲식물의 잎이나 꽃=미지의 독성물질로 인해 중독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고 이밖에 마카다미아너트, 자일리톨, 브로콜리 등은 소화기·신경계에 영향을 주고 간독성을 일으킨다.

▲과일 씨앗=복숭아, 자두, 체리 씨 등은 삼키면 위장점막손상과 장 정체 및 폐색 등을 유발한다.

▲기타=금속류나 돌, 건전지 등을 먹으면 중금속 중독증이 유발된다. 술, 담배, 육류의 뼈 등도 조심해야 한다.

우선 이런 음식이나 물체를 먹었을 때는 위에서 소장으로 넘어가 흡수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위세척(구토유발) 처치를 해주는 게 좋다. 만약 형태가 딱딱하고 둥글면서 작으면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호자의 발견이 늦어 어쩔 수 없이 장으로 내려가 성분이 흡수됐다면 해독제 등을 투약하고 수액처치, 항산화제 투약 등의 내과적 처치를 하며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관찰 후 해결이 안 되면 외과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중독증은 신속히 원인물질을 제거한 후 해독처치 진행과 예후관찰이 중요하다. 이물섭취가 확인되면 즉시 주치의를 찾아 상담한 후 방향을 결정해 진행토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무엇이든 입으로 먼저 들어가는 반려동물의 특징을 고려해 위험한 음식과 물질들을 잘 숙지했다가 치워놓는 보호자의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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