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과한 그루밍에 꼬리 자해까지? 고양이 지각과민증후군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과한 그루밍에 꼬리 자해까지? 고양이 지각과민증후군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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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지각과민증후군은 고양이의 감각기능이 과민하게 반응해 피부민감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주변의 고양이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강박장애의 일종이다. 연령대나 품종에 상관없이 발생하지만 보통 1~5살 사이에 많이 확인된다. 강박증에 취약한 품종인 샴, 러시안블루, 아비시니안 등에서 자주 발생한다.

피부민감도가 높아지면 자극이 없는데도 무언가 있는 것처럼 반응한다. 주로 보이는 증상은 ▲귓병이 없음에도 계속 귀를 턺 ▲지나친 그루밍 ▲등이 움찔거리거나 물결치듯 꿀렁임 ▲가볍게 쓰다듬었을 때 통증을 느낌 등이다. 이밖에도 ▲이유 없이 울거나 뛰어다니고 ▲공격성이 높아지며 ▲허공이나 한 곳을 응시하기도 하고 ▲잠을 편히 자지 못해 계속 뒤척이며 자리를 이동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1~2분 정도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가벼운 증상만 나타난다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털을 뽑거나 꼬리와 같은 사지말단을 물어뜯어 자해하는 등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손상 및 2차 감염의 위험이 있다. 꼬리는 한번 상처가 나면 잘 낫지 않으며 괴사할 수도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지각과민증후군은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검사가 없어 비슷한 증상의 다른 질환들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진단된다. 신체검사, 신경계검사, 피부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의 검사뿐 아니라 생활환경까지 확인한다.

지각과민증후군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와 풍부하지 못한 환경이 주된 원인이다.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으면 해소하기 위해 잘못된 에너지 발산행동이 이어지고 장기화되면 심각한 강박증을 보인다.

지각과민증후군은 약물치료와 함께 환경풍부화가 병행된다. 지각과민증후군은 약에 대한 치료반응이 높은 편이며 상태에 따라 약을 처방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약을 적절히 조절하며 평생 투약해야 할 수도 있다.

지각과민증후군은 고양이의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인 만큼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창가에 캣타워를 설치하는 등 고양이가 창밖을 볼 수 있게 하거나 집 곳곳에 일명 ‘숨숨집’(고양이가 좋아하는 은신처)을 두는 등 고양이가 안정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 규칙적인 놀이와 식사시간을 제공하며 고양이와의 상호작용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양이를 홀로 남겨두고 외출할 때 간식이 나오는 장난감 등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지 않게 해야 한다. 또 행동교정을 위해 증상이 나타났을 때 처벌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일 수 있어 절대 처벌해서는 안 된다.

지각과민증후군은 보호자의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고양이가 이상행동을 보인다고 처벌하기보다 행동을 유심히 살피고 지각과민증후군이 의심된다면 영상을 촬영해 동물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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