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귀여운 강아지가 변을 먹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 귀여운 강아지가 변을 먹어요!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4.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정리·유인선 기자 

강아지가 보호자를 핥는 것은 자주 있는 행동이다. 그런데 대변을 먹은 입으로 보호자를 핥고 뽀뽀한 것이라면 어떻겠는가? 기분은 나쁘겠지만 다행인 것은 강아지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강아지가 변을 먹는 행동은 야생의 조상으로부터 내려왔다. 변의 냄새를 통해 천적에게 위치를 노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또는 부족한 영양분을 채우기 위해 변을 먹어왔다. 하지만 건강에 큰 문제가 없고 조상으로부터 내려온 행동이라 해서 그대로 둬도 괜찮은 것은 아니다. 오늘은 강아지가 변을 먹는 ‘식분증’에 대해 알아보자.

식분증은 변을 먹는 행동으로 강아지에서 주로 나타나지만 고양이에서도 나타난다. 식분증은 원인이 워낙 다양해서 자세히 관찰해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식분증 원인은 주로 심리적 문제와 수의학적 문제로 나뉜다.

■심리적 문제

첫 번째로는 배변훈련 때 생겨난 트라우마다. 배변을 실수하거나 아무 데나 봤다고 해서 보호자가 큰소리로 야단치면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때 보호자로부터 변을 숨기기 위해 변을 먹는 식분증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배변훈련할 때 실수했다고 혼내기보다 배변을 잘했을 때 칭찬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배변훈련이 아니더라도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식분증을 보이기도 한다. 이때 놀이가 부족하다면 산책이나 놀이로, 주변환경변화로 인한 것이라면 적응을 돕는 등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변을 먹기도 한다. 변을 먹을 때 보호자가 야단치는 것을 관심이라 생각할 수 있다. 강아지가 변을 먹더라도 반응하지 않고 무시한다면 해결될 것이다.

이밖에 어미가 새끼의 변을 먹기도 한다. 이는 천적에게 새끼의 위치를 노출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본능이다. 또 새끼가 어미를 보고 식분증을 모방하기도 한다. 새끼가 자란다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니 강아지를 부르는 등으로 제지하는 것이 좋다.

■수의학적 문제

강아지가 배고파서 식분증을 보이기도 한다. 부족한 영양을 채우기 위해 변을 먹는 것이다. 이는 사료량이 부족하거나 공복시간이 길어서 나타날 수 있으니 사료량과 급여시간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충분히 사료를 급여하고 있는데도 식분증이 나타난다면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췌장염이나 장내 기생충 등이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한다. 또 당뇨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 식욕을 증가시켜 식분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는 근본적인 질병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식분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강아지가 변을 먹기 전에 최대한 빨리 변을 치우거나 변을 먹으려 할 때 다른 명령을 통해 제지하는 것이 좋다. 또 소화효소제를 주거나 흡수가 잘 되고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사료로 바꿔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른 동물의 변을 먹는 경우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기생충 예방을 꼼꼼히 해야 한다.

식분증은 원인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면 고칠 수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대처해야 한다. 식분증은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건강상태 이상의 신호일 수 있으니 변을 먹는 것을 본다면 수의사와 상담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