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형견 보호자라면 알아 둬야 할 ‘간문맥전신단락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형견 보호자라면 알아 둬야 할 ‘간문맥전신단락증’
  •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4.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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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필자가 어린 시절 강아지를 입양할 때 열심히 검색했던 단어가 있다. 티컵강아지다. 당시 티컵에 들어갈 만큼 작은 강아지라는 의미로, 작고 귀여운 강아지의 대명사로 유행했는데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유전적인 문제가 많다는 인식이 커지며 현재는 들어보기 힘들 정도의 과거 용어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작고 귀여운 강아지의 선호도가 큰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작은 강아지가 사실은 질환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바로 ‘간문맥전신단락증’(Portosystemic Shunt, PSS)이다.

간문맥전신단락증은 간으로 들어가야 할 간문맥의 혈액들이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혈관을 통해 간으로 들어가지 않고 후대정맥으로 흐르는 질환이다. 따라서 해당 질환이 나타나면 간에서 여러 대사과정을 거쳐야 할 암모니아 등 많은 독소들이 해독되지 않은 채 전신을 돌게 된다. 이 질환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태아시기에는 간 기능이 미숙해 간을 거치지 않고 혈액을 직접 심장으로 전달하는 혈관이 있다. 이 혈관은 출생과 함께 닫히게 되는데 제대로 닫히지 않은 선천성 문제다. 둘째는 특정 원인에 의해 간문맥압이 상승하면서 간과 후대정맥 사이에 혈관이 신생된 후천성 문제다.

간문맥전신단락증은 우리나라 인기견종인 말티즈, 요크셔테리어 등에서 호발하고 그밖에도 많은 종에서 나타난다. 이 질환은 느린 성장, 체중감소, 식욕부진, 시력감퇴 등의 증상을 일으킴은 물론 암모니아 농도가 지나치게 증가하면 간성뇌증이라고 하는 무서운 신경증상을 발생시키며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이 질환은 주로 엑스레이에서 소간증이 확인되거나 혈액검사 상에서 알부민, BUN, 혈당, 콜레스테롤 감소가 나타나 의심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암모니아검사를 진행하게 되고 Bile acid검사나 초음파, CT검사를 통해 확진된다.

선천성 질환의 경우 단일혈관의 문제로 수술적인 교정을 통해 단락을 폐쇄시키고 후천성의 경우 다중혈관의 발달이 많아 수술적인 처치가 불가해 내과적인 관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저단백식이를 통한 암모니아 생성량 감소, 관장을 통한 암모니아 배출, 항생제 등을 통한 암모니아 생성세균 제거와 같은 내과적인 관리를 진행하고 간성뇌증 등 신경증상이 나타날 시 항경련제의 사용 또한 이뤄진다. 하지만 내과적인 관리로는 평균 2년 정도 유지되고 되돌릴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들이 많다.

후천성 문제는 내과적인 처치밖에 방법이 없지만 선천성인 경우 단락의 결찰이 잘 이뤄진다면 예후가 좋은 편이다. 하지만 수술 후 폐사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 지속적인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오늘 칼럼에서 알아본 간문맥전신단락증은 치료가 빨라질수록 예후가 좋은 질환이니 주기적인 검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고 특히 우리 강아지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작은 체구이거나 힘이 없어 보인다면 더욱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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