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마취 없이 종양을 진단할 수 있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마취 없이 종양을 진단할 수 있나요?
  • 최고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임상병리과 과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4.1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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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임상병리과 과장
최고은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임상병리과 과장

우리 집 소중한 반려동물에게 생긴 작은 혹을 보면서 혹시 암일까 걱정하면서도 마취나 수술 부작용이 더 두려워 검사를 주저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또 혹이 오래전부터 있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이후 악성종양이 전신에 전이된 경우를 듣고 반려동물의 건강검진 시 종괴검사를 진행하고자 하는 보호자들도 있다. 이러한 보호자들에게 세침흡인검사(Fine needle aspiration biopsy, FNAB)를 소개하고자 한다. 간단하게 줄여서 세침검사라고 하며 종괴 또는 병변에 매우 가는 바늘(세침)을 집어넣어 ‘세포’를 탈락시켜서 현미경으로 확인하는 검사다.

피부병변의 세침검사는 간단한 도구로도 진행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병변의 크기가 5mm 이상이면 진행 가능하다. 복강장기는 초음파가이드하에 진행되며 혈관발달, 주변 장기의 위치에 따라 진행 가능여부가 결정된다. 또 원발부위로 의심되는 종괴는 물론이고 종양이 진단된 환자에 있어서 전이가 의심되는 부위에도 세침검사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전이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세포검사는 조직검사와 더불어 병리검사의 한 축이며 대부분의 환자에서 마취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조직검사보다 검체채취 및 처리과정이 간단해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만일 종괴가 염증병변이라면 염증에 준해 처치하고 종양이라면 종류에 따라 추가 상위영상검사 및 조직검사가 지시될 수 있다.

하지만 적은 양의 세포만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거나 세포가 변형돼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또 조직검사와 달리 세포의 배열이나 침습정도를 평가할 수 없으며 병변 일부분만 채취한 것이기에 진단의 정확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세침검사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통증, 부종, 발적 등이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해결된다. 다만 혈관이 많이 발달한 장기(간·비장 등)나 지혈장애가 있는 반려동물에서의 세침검사는 다량의 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는 수의사와의 상담하에 진행될 수도 있다.

세침검사는 한계가 뚜렷하지만 염증병변을 배제하고 진료방향을 결정하는 데 유용한 검사방법이다. 단순한 염증병변을 수술로 제거하는 상황을 피하거나 마취가 어려운 반려동물에서 종양을 진단할 수 있는 등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전부터 있던 혹이라도 이번 기회에 종괴의 종류를 파악하고 이후 플랜을 결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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