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심장사상충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심장사상충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
  •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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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대학생 시절, 반려동물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었지만 그저 수의대 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강아지나 고양이에 대한 많은 질문을 받고는 했다. 그중 인상 깊었던 것들은 시골집 마당에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이유 없이 죽어있었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었던 경험이다. 당시에는 그저 검사나 병원에 안 데려가서 죽었나보다 하고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최근에도 이런 문제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시골 강아지들이 갑자기 급사한다면 대부분의 원인은 바로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아 발생한 자궁축농증이나 오늘 칼럼에서 알아볼 심장사상충 감염으로 인한 급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은 심장사상충에 관해 정확한 지식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심장사상충은 기생충의 한 종류로 모기를 통해서 옮겨오는 감염성질환이다. 모기가 이미 감염된 다른 생물의 피를 빨고 다른 강아지를 물 때 모기 주둥이를 통해 유충단계의 심장사상충이 근육으로 이주한다. 근육으로 이동한 심장사상충의 유충은 혈관으로 이주하고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감염된 지 3·4개월 정도가 되면 폐동맥으로 이주하게 된다. 폐동맥에서 성장하고 6개월 이상이 되면 성충이 돼 그 숫자를 늘리게 된다. 이렇게 성장하게 된 충체에 대해 과민반응이 일어나거나 숫자가 늘어난 성체에 의해 폐동맥과 우심실 등이 막히게 되면 문제가 일어난다.

심장사상충 감염에 대한 검사는 주로 키트를 통한 항원검사로 이뤄진다. 이밖에도 현미경을 통한 유충검사가 이뤄지고 엑스레이, 초음파검사를 통해 심장의 이상을 확인하게 된다. 심장사상충 감염으로 심장의 이상이 심화되면 운동불내성이나 체중감소에서부터 복수로 인한 복부팽만이나 호흡곤란, 혈전으로 인한 사망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강아지들은 최대한 빠른 치료시작이 필요하다.

심장사상충 성충이 있다면 일반적인 예방약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예방약은 유충단계에서만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심장사상충 주사제 치료약을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치료과정에서 죽은 사상충 사체로 인한 혈전문제들을 예방하면서 내복약치료와 주사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사상충 치료의 경우 최소 6개월 정도의 오랜 치료기간이 소요되며 수개월간 내복약과 주사치료제를 반복한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오랜 치료에도 완치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또 치료 전에 심장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심장약을 평생 먹으며 관리해야 할 수도 있다. 완치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치료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마저도 치료약은 강아지에서만 있고 고양이들에게는 없다. 고양이들은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면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고 심장사상충 숫자에 상관없이 충체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문제 되는 경우도 많아 더 위험할 수 있다.

그렇기에 심장사상충은 치료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예방약이나 1년 주기로 사용하는 주사약을 통해 예방이 이뤄진다. 어렸을 때부터 주기적인 예방약 사용만 잘 이뤄진다면 굳이 검사를 통한 확인이나 추가적인 처치 없이도 심장사상충 감염은 걱정할 것이 전혀 없게 된다. 하지만 주기적인 예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예방약 자체가 위험하게 될 수 있다. 혹시나 예방되지 않은 시기에 감염이 이뤄지고 유충이 혈관으로 이주하고 나면 예방약을 사용했을 때 유충이 혈관에서 죽게 돼 사체가 혈전을 일으키는 위험성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잊지 않고 주기적으로 예방을 진행해야 한다. 이것이 모기가 잘 보이지 않는 겨울철에도 꾸준히 예방해야 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오늘 칼럼에서는 우리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꾸준히 예방하고 있는 심장사상충에 대해 알아보았다. 예방은 혹시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미리 준비하는 것인데 예방이란 단어와 가장 어울리는 질환은 심장사상충 감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된다. 그동안 귀찮아서 예방을 미뤄 왔거나 필요성을 몰라 진행하지 못했던 보호자들은 지금이라도 검사를 진행한 후 심장사상충 예방을 시작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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