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임신 아닌데 임신증상 나타나요! ‘강아지 상상임신’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임신 아닌데 임신증상 나타나요! ‘강아지 상상임신’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5.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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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분명 교미한 적이 없는 암컷 강아지인데 배가 부풀고 유선이 커지는 등 임신 증상이 나타나 당황하는 보호자들이 있다. 물론 실제로 임신했을 수도 있지만 이렇게 임신하지 않았는데도 임신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상상임신’이라고 한다. 강아지의 상상임신은 주로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 강아지에게 나타난다. 사람에게 상상임신은 드물지만 의외로 강아지에게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임신증상이 나타나지만 임신은 아닌, 상상임신에 대해 알아보자.

강아지의 상상임신은 실제 임신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행동이나 신체적 변화가 유사하다.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선 신체적 변화로는 ▲유선이 커지고 ▲유즙이 나올 수 있으며 ▲유선을 계속 핥기도 하며 ▲배가 부풀어 오르며 ▲진통까지 하기도 한다. 또 ▲구토하며 ▲소변을 자주 누며 ▲식욕이 감소한다. 행동적 변화로는 ▲장난감을 새끼로 대하고 ▲보금자리를 만들려는 행동을 보이며 ▲불안해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사람의 상상임신은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등 심리적인 요인이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그와 다르게 강아지의 상상임신은 자연스러운 호르몬 변화에 의한 것이다. 발정기 6~8주 이후에는 임신을 유지하는 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이 급격히 감소하고 유즙분비 호르몬 프로락틴이 증가한다. 이때 프로락틴이 과다분비되면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상상임신이 나타난다.

앞서 말했듯이 상상임신은 실제 임신과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반려견이 임신했을 가능성이 있다면 동물병원에 방문해 검사하는 것이 좋다. 상상임신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엑스레이검사, 초음파검사, 혈액검사 등을 진행한다. 상상임신은 일반적으로 1~3주 이내에 자연스럽게 치료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계속되는 경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반려견이 상상임신의 증상을 보인다면 넥 카라를 씌우거나 붕대를 감아 유선을 핥지 못하게 해야 한다. 상상임신에 의해 유선이 부풀어올라 불편함을 느껴 핥게 될 수도 있는데 이때 유선이 자극되며 프로락틴 분비가 촉진될 수 있다. 또 유선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도 젖을 짜내는 등 유선에 자극을 줄 수 있는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 유선이 부풀어있다면 냉찜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강아지가 상상임신 중일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이를 관리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상상임신이 나타났다면 발정기마다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상상임신 그 자체가 건강에 큰 문제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반복된다면 유선염, 유선종양, 자궁축농증 등 성호르몬질환 발생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상상임신의 유일한 예방법은 중성화수술이다. 중성화수술은 성호르몬질환의 대부분을 예방해주기 때문에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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