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치료비 높은 이유와 줄이는 법 2가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치료비 높은 이유와 줄이는 법 2가지
  • 김기철 일산 올리브동물병원 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6.01 20: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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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 올리브동물병원 원장/수의학석사<br>
김기철 올리브동물병원 원장/수의학석사

2003년부터 반려동물을 진료해오면서 금방 분양을 받은 강아지, 고양이와 20살이 넘은 노령견, 노령묘를 다양하게 진료해왔다. 사람에게도 생로병사가 있듯이 반려동물에게도 생로병사가 있다. 나이듦은 사람이든 동물이든 어쩔 수 없는 것이 세상의 법칙이다.

모든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누구도 본인의 반려동물이 아프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사람처럼 동물도 병에 걸릴 수밖에 없으며 동물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다. 이때 치료비가 많이 나오면 대부분의 보호자는 동물병원 치료비 자체가 높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반려동물 치료비는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사람처럼 매달 의료 보험비를 내지 않아 진료 시 의료보험 혜택이 없고 여기에 부가세 10%까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점이 있다. 왜 치료비가 높게 나왔냐는 점이다. 이는 반려동물이 그만큼 큰 질병에 걸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보호자는 반려동물이 그렇게 될 때까지 몰랐을까? 오랫동안 반려동물을 진료해온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초기에 반려동물이 어디가 아픈지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동물은 말을 하지 못한다. 사람은 자신이 어디가 아프면 스스로 병원을 찾아가지만 동물은 자신이 아파도 아프다고 표현하지 못한다.

대표적인 증상이 ’식욕부진‘이다. 식욕부진은 단순히 음식을 가리기 때문이거나 여러 병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는 어디가 아픈지 알기 어렵다. 또 ’구토‘나 ’설사‘ 또는 ’통증‘ 때문에 소리를 내는 것만이 반려동물이 보호자에게 표현할 수 있는 전부이다. 이것 외에는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심장병, 간, 신장질환, 호르몬질환 등은 증상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더욱이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온다. 제한된 시간 동안 반려동물의 상태를 체크하기는 쉽지 않다. 

둘째, 잘못된 정보에 의한 치료 또는 방치이다. 반려동물이 증상을 표현했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거나 인터넷의 정보(지인)에 의존하고 민간요법이나 약국에서 약을 구해와 스스로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현재는 불법이다). ’알아서 괜찮아지겠지‘하면서 지켜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두 가지 이유로 인해 결국 반려동물은 초기에 치료받을 기회를 놓치고 큰 병에 걸려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24시간 동물병원이 많아지고 있다. 사람도 밤에 갑자기 아프거나 병이 악화되면 응급실을 이용한다. 하지만 응급실을 갖춘 큰 병원은 지역마다 많지 않고 있더라도 응급실은 진료시간이 오래 걸려 밤을 새우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최근 24시간 동물병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큰 병에 걸려 응급으로 방문하는 반려동물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24시간 동물병원을 이용할 때 야간에는 낮보다 두 배 가까이 할증이 붙는다. 또 기본적으로 응급상황인 경우가 많아 많은 검사를 진행한다. 필자는 10년간 드는 반려동물 비용을 하루 만에 다 지출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24시간 동물병원에서 큰 치료비용을 들였지만 살리지 못했다며 넋두리하는 보호자도 있었다.

24시간 동물병원은 치료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큰 규모의 동물병원은 많은 임대료와 관리비, 전공 수의사와 야간 수의사를 운용하기 위해 높은 임금을 감당해야 하고 많은 검사비와 치료 장비값 역시 수천~수억원을 호가한다. 당연히 야간에 응급으로 방문하면 질병에 따라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빠른 검사와 처치가 필요한 응급상황일 경우 더더욱 그렇다. 이러한 이유로 동물병원의 치료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생기는 것이다.

그래도 치료비를 줄일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예방관리와 건강검진을 하는 것이다. 간단한 건강검진과 예방관리(예방접종, 종합구충)를 위해 평소 동물병원에 방문한다면 반려동물에게 어떤 질병이 생길 수 있고 어떻게 해야 예방할 수 있는지 주치의와 상의해 뒤늦게 병원에 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먼저 치료비를 줄이는 첫 번째 방법은 한 달에 한 번씩 예방관리를 하는 것이다. 동물을 안 아프게 키우는 방법은 평소 다니는 동물병원을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 방문하는 것이다. 모든 동물은 최소한의 구충(심장사상충, 내부기생충, 외부기생충)을 위해 동물병원에 방문하는데 이때 모든 동물병원에서는 기본적인 상태 체크 후 종합 구충약을 처방한다. 따라서 문제되는 부분을 미리 알 수 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은 바로 확인 후 처치할 수 있다.

오히려 이에 대한 비용을 걱정해 약국에서 구충약을 구해 해결하려다 큰 병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 지역 주변의 동물병원(로컬 1차 동물병원)은 모든 예방관리(예방접종, 종합구충) 방문 시 기본검진을 하고 있다. 체중체크는 물론 기본적인 위생상태와 관리법도 직접 알려준다.

치료비를 줄이는 두 번째 방법은 최소한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수명은 과거와 달리 평균 15년을 넘어갈 정도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평균적으로 사람 나이에 비해 반려동물의 1년은 사람의 수명 5년과 비슷하다. 즉 사람도 건강검진을 1~2년에 한 번씩 하는데 반려동물은 1년에 한 번씩만 해도 사람이 5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하는 것과 같다. 사람의 몸도 한 달 사이에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는데 반려동물의 몸은 1년 동안 얼마나 많이 변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매년 하는 건강검진은 큰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기본‘ 수칙이다.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면 가까운 동물병원 선생님을 주치의로 만들어 평소 궁금했던 사항들을 아낌없이 물어보고 기본 관리방법을 배우는 것이 좋다. 보호자가 마음을 열고 반려동물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주면 각 동물병원의 원장님들은 소중한 반려동물이 아프지 않을 방법을 알려주고 예방하는 데 더욱 최선을 다할 것이다. 본원 역시 20여 년간의 경험으로 모든 반려동물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평소 집과 가까운 곳의 동물병원에서 매달 예방관리와 최소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생활화하자. 뒤늦게 높은 치료비와 힘든 상황을 마주하지 말고 부디 미리 병을 예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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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숙 2023-06-13 17:21:14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