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린 ‘2023 홈케어·재활·복지전시회(Reha·Homecare 2023)’는 ‘건강한 삶, 행복한 인생!’이라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를 오롯이 실감케 하는 현장이었다. 일반인들은 물론 장애인들의 건강과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제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가정용의료기기(혈압계부터 혈당계, 고주파치료기, 안마기 등)부터 ▲이동보행관련기구(휠체어, 복지차량 등) ▲고령친화 편리장비(승강식피난기, 의료용침대, 간이변기, 높낮이 조절세면대, 견인치료기 등) ▲장애인 보조기기(시각장애인용 닷패드 등) ▲의료 요양시설에 필요한 장비 및 건자재 등과 ▲특별관에 따로 선뵌 바이오헬스케어 제품 ▲국립재활원과 기업이 공동개발한 신제품까지 총망라해 자리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길이 간 곳은 바이오헬스케어 특별관. 올해 전시회에는 국가산업전략으로 강조되고 있는 바이오헬스케어산업을 집중 조명할 수 있는 바이오헬스케어 특별관이 별도로 마련됐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과 디지털기술 발전에 힘입어 의료분야에도 비대면 훈풍이 불면서 커넥티드 의료기기(의료기관·가정·개인·기관 등에 분산돼 있는 의료기기를 5G통신망 같은 네트워크 환경을 통해 상호연결한 의료기기)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바이오헬스케어 특별관에는 커넥티드 의료산업공동관이 마련, 우수한 기술로 탄생한 국내기업의 커넥티드 의료기기가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이 중 고혈압과 부정맥관리를 위한 ‘소형’ 의료기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작고 간편해 놀라웠다.
대표적으로 헬스리안은 몸에 부착하는 심전계 ‘wear ECG12’를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부정맥 진단에 쓰이는 홀터 심전계는 몸에 여러 개의 전극을 붙이고 12시간 이상 착용한 채 생활해야 한다. 문제는 무게도 무게지만 줄이 여러 개 달려 있어 생활하기 매우 불편하다는 것.
이에 헬스리안은 몸에 부착할 수 있는 소형의 패치형태 심전계를 개발, 몸에 붙이고 편하게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연속적으로 심전도가 측정될 수 있도록 했다. 패치 부착 후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으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IT기기에 측정값이 전송돼 환자가 자신의 심전도를 확인할 수 있다.
헬스리안 김유정 연구원은 “숨이 차거나 식은땀이 나는 순간의 심전도도 그때그때 저장할 수 있다”며 “외래 진료 시에는 컴퓨터로 연결, 의료진이 환자의 전체적인 심전도 데이터를 직접 확인한 후 피드백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히 놀라움의 연속. 옆을 돌아보니 24시간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반지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도 있었다.
스카이랩스는 최근 혈압기능을 추가해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카트원 플러스’를 선보였다. 카트원 플러스는 24시간 연속 혈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반지형 의료기기다. 팔뚝을 압박해 혈압을 측정하는 방식이 아닌 센서가 내장된 반지만 착용해도 24시간 혈압이 기록되는 것.
스카이랩스 양원동 파트장은 “기존 혈압측정기기는 수면 중 불편함을 초래하거나 기기가 부풀어올라 혈압이 올라가는 등 정확한 측정이 힘든 부분이 있었다”며 “카트원 플러스는 야간혈압부터 아침고혈압, 혈압변동성 확인 등 그간 정확한 판단이 힘들었던 다양한 혈압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스카이랩스는 기업은 물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등 의료기관에도 카트원 플러스를 공급, 많은 환자가 보다 편리하고 정확하게 혈압을 측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립재활원과 기업들이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해 공동 연구개발한 보조기기들도 많은 관람객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보건복지부는 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및 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2016) 후 장애인·노인 보조기기연구개발사업(2020~2023)을 시행해왔다. 올해는 사업 마지막 해로 여기에 참여한 ▲국립재활원 ▲재활공학연구소 ▲엠피에스코리아 ▲스카이시스템 ▲엔젤로보틱스 ▲에이치티엔씨 ▲휠라인 ▲닷 ▲소리를보는통로 ▲엠엘피 등이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산물을 선뵀다.
그중에서도 장애인·노인을 위한 맞춤형 화장실 솔루션에 눈길이 갔다. 스카이시스템과 대림비앤코, 파인디자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움직일 수 있는 이동형 모듈을 개발, 안전바와 세면대, 샤워기 등이 장애인과 노인의 눈높이에 맞게 움직일 수 있게 했다. 또 대림비앤코는 음성 명령만으로 세정기능과 물 온도 조절 등이 자동으로 재생되는 ‘음성인식 스마트 세면기 모듈’을 개발, 직접 몸을 많이 쓰지 않고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세면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림비앤코 김혜림 차장은 “장애인 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대부분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었다”며 “화장실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하고 또 많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앞으로도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장애인들을 위한 운동장비도 발길을 멈추게 했다. 특히 고려대학교 의료기술지주회사인 좋은운동장은 장애아동과 성인, 재활환자를 위한 맞춤형 운동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 장애인들도 운동을 통해 보다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운동 시범을 보이면서 설명에 나선 좋은운동장 김재연 연구원(트레이너)은 “특히 뇌병변을 앓고 있는 장애아동들이 학교에서는 물론, 집에서도 꾸준히 재활운동을 할 수 있도록 운동장비와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시범을 보인 운동기구는 장애아동들의 팔 운동을 돕는 기구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보면서 집에서도 쉽고 재밌게 운동할 수 있다. 또 운동기록이 앱에 바로 저장돼 추후 운동능력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은 홈케어·재활·복지전시회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더욱 중요해진 재활·복지산업을 집중 조명하고 관련 종사자들이 힘을 모아 산업 발전과 시장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대규모 교류의 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시품목이 예년보다 70% 증가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재활·복지산업과 국내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전시회를 찾은 한 일반 관람객은 “요양원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고 있어 유독 더 관심있게 봤는데 매년 발전하고 있는 시장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며 “인구고령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초고령사회 국민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희망의 씨앗을 봐서 한편으론 마음 한 켠이 뿌듯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2023 홈케어·재활·복지전시회는 위엑스포와 한국의료기기유통협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가 공동주최하며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서울특별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다수의 기관 및 유관협회가 후원한다. 한국바이오특화센터협의회, 힐링케어실증지원사업단, 경희대학교 BK21 AgeTech-Service는 특별후원으로 함께 한다. 전시회는 10일까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