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대표적인 강아지 호르몬질환…‘쿠싱증후군’ A to Z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대표적인 강아지 호르몬질환…‘쿠싱증후군’ A to Z
  •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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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몸은 여러 장기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부신이라는 장기는 생소할 것이다. 부신은 여러 가지 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로 우리 몸의 전반적인 상태를 관리하고 컨트롤한다. 하지만 어떠한 원인으로 부신의 기능이 항진되면 미세한 양만으로도 우리 몸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이 과잉생산돼 문제를 일으킨다. 이를 부신겉질기능항진증 또는 ‘쿠싱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쿠싱증후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부신이라는 장기는 겉질층(3개 층으로 나뉨)과 속질층으로 이뤄져 있다. 각 층에서는 각각의 호르몬들이 분비된다. 겉질의 가장 바깥쪽 층인 사구층(Glomerulosa)에서는 소변을 통해 전해질 균형을 맞추는 알도스테론이 분비되고 가운데층인 다발층(Fasciculata)에서는 스테로이드라고 알려진 코르티솔이 분비되며 안쪽 층인 그물층(Reticularis)에서는 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안드로겐이 분비된다. 속질층에서는 신경전달물질인 카테콜아민이 분비된다. 쿠싱증후군의 증상은 이렇게 나뉜 여러 층의 구조물에서 어떤 곳이 영향을 받는가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중 코르티솔 분비의 증가가 쿠싱증후군의 주요 증상들을 일으킨다.

뇌 안에 위치한 시상하부에 의해 뇌하수체 전엽이 자극되면 뇌하수체 전엽은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을 분비하고 이는 부신을 자극해 호르몬을 분비하게 된다. 이때 호르몬 분비가 과해지면 다시 시상하부에서 분비를 억제해 몸의 상태를 조절한다. 쿠싱증후군은 이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며 원인에 따라 크게 뇌하수체의존성, 부신의존성, 의인성으로 나뉜다.

뇌하수체의존성 쿠싱(PDH)은 강아지 쿠싱증후군의 원인 중 85~90%를 차지하며 양측 부신이 종대돼 있는 경우(부신이 커진 것)가 많다. 부신의존성 쿠싱(ADH)은 부신 겉질에 종양이 생겨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편측성으로 종대돼 있는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 과다사용으로 발생하는 의인성 쿠싱은 오히려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가 줄어 양측성으로 부신피질이 위축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특정 원인에 의한 호르몬의 증가, 그중에서도 코르티솔의 증가는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킨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5P라고 불리는 ▲다음(polydipsia) ▲다뇨(polyuria) ▲다식(polyphagia) ▲헥헥거림(panting) ▲근육이 얇아져 배가 나오는 (Pot belly) 증상이 있다. 이밖에도 피부가 얇아지고 근육이 약해지며 탈모나 피부에 칼슘이 침착되는 등의 피부증상, 결석이나 폐혈전증, 심한 경우 신경증상까지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쿠싱증후군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검사법이 추천된다. 요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UCCR검사,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LDDST자극시험, ACTH자극시험, 초음파검사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증상이나 상황에 맞춰 한두 가지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쿠싱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통한 관리를 시작한다. 약물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로 인한 부신피질기능저하증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임상증상이 개선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호르몬질환은 평생 약을 복용하면서 관리한다. 처음 약물용량을 맞추고 적응하기까지 2주 간격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안정기에 접어들면 3~6개월 간격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쿠싱증후군은 다른 호르몬질환과 마찬가지로 당장 큰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방치하면 다른 합병증을 부른다. 또 다른 질병과 함께 발생했을 경우 혈전증 등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호르몬질환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 보호자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반려견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평소 반려견의 상태를 유심히 살피고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챙겨 조기에 진단받고 관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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