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파행 주범, 슬개골탈구와 전십자인대파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파행 주범, 슬개골탈구와 전십자인대파열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6.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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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견생의 낙은 단연코 산책일 것이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신기한 냄새도 맡고 친구라도 만나면 신나게 뒤엉켜 놀고. 이처럼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강아지가 산책을 원 없이 즐기려면 건강, 특히 무릎건강이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상당수 강아지가 무릎관절질환에 걸려 그렇게 좋아하는 산책을 꺼리기도 한다. 이번 시간에는 강아지 파행을 부르는 대표적 무릎관절질환, 슬개골탈구와 전십자인대파열을 알아보자.

슬개골탈구는 강아지, 특히 소형견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대체로 다 아는 질환일 것이다. 슬개골은 대퇴골의 도르래고랑이라는 홈에 자리한다. 강아지가 무릎을 굽히고 펼 때 슬개골이 도르래고랑을 따라 움직이면서 무릎운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게 도와준다. 소형견은 도르래고랑이 얕아서 슬개골이 도르래고랑에서 빠지기 쉽다. 이게 곧 슬개골탈구이다.

슬개골탈구는 선천적인 요인이 주원인이지만 환경적인 요인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소형견들이 주로 미끄러운 실내바닥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슬개골에 무리가 많이 가는 것이다. 슬개골탈구가 일어나면 당연히 무릎운동이 힘들고 정도에 따라 통증을 느끼기 마련이다. 슬개골탈구는 총 4단계로 진행한다. 1기는 외부요인으로 탈구되고 곧 복구되는 상태, 2기는 외부요인으로 탈구되며 인위적으로 되돌려 놓지 않는 한 탈구가 유지되는 상태, 3기는 탈구가 유지되며 인위적으로 힘을 가해 원상태로 복구할 수 있지만 무릎을 움직이면 다시 탈구되는 상태, 4기는 탈구가 유지되며 인위적으로 힘을 가해도 원상태로 복구할 수 없는 상태이다.

슬개골탈구가 강아지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무릎질환이라면 그다음으로 흔한 무릎질환은 전십자인대파열이다. 십자인대는 대퇴골과 경골을 연결하는 인대 2개가 십(十)자로 교차한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다. 이 중 전십자인대는 무릎에 체중이 실릴 때 경골이 앞으로 밀리지 않게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전십자인대가 파열되면 경골이 앞으로 밀리면서 지속적인 통증과 파행이 일어난다.

전십자인대파열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첫 번째로는 퇴행성질환인 관절염의 영향을 들 수 있다. 관절염 때문에 전십자인대가 서서히 약해지고 얇아져서 어느 날 파열되는 것이다. 운동선수처럼 격하게 운동하다가 갑자기 전십자인대에 큰 힘이 가해지는 바람에 파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강아지가 뛰다가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전십자인대파열은 슬개골탈구의 영향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강아지의 무릎에 충격이 가해질 때 슬개골에 붙어 있는 두꺼운 인대가 전십자인대의 역할을 어느 정도 보완해 준다. 그런데 슬개골탈구가 심하면 슬개골에 붙어 있는 인대가 그 역할을 하지 못해 전십자인대파열에 취약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강아지가 슬개골탈구를 앓고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수술해야 전십자인대파열을 막을 수 있다.

산책을 사랑하는 강아지에게 무릎관절질환은 고문과 같을 것이다. 강아지가 조금이라도 파행을 보인다면 수의사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고 수술이 필요하다면 적시에 받아 강아지 삶의 질을 지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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