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의 고약한 입 냄새는 건강 적신호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의 고약한 입 냄새는 건강 적신호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6.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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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직장인에게 반려견은 피로해소제나 마찬가지다. 퇴근하고 집에 도착했을 때 사랑하는 강아지가 달려와서 뽀뽀세례를 퍼붓는다면 하루의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진다. 그런데 이 행복한 순간에 강아지의 입에서 고약한 냄새가 난다면 애정공세가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다. 나와 강아지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강아지 입 냄새. 오늘은 강아지 입 냄새를 부르는 여러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

■치주질환

강아지 입 냄새의 주범이다. 세균덩어리 치태는 독소를 뿜어 치주조직(잇몸·치조골·백악질·치주인대)을 손상시키는데 이게 곧 치주질환이다. 성견은 대부분 치주질환을 앓고 있다. 치주질환은 치은염(잇몸에만 염증이 생긴 상태)에서 시작해 초기·중기·말기 치주염으로 진행한다. 치은염은 적절한 치료로 완치할 수 있지만 치주염은 진행을 멈추는 게 최선이다. 따라서 치은염이 의심되면 서둘러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참고로 치은염의 증거는 ‘치아와 잇몸의 경계부에 생긴 붉은 선’이다.

■음식알레르기

음식알레르기가 있다면 입이 건조해진다. 즉 침 분비가 확연히 줄어든다. 침이 잘 생성돼야 구강의 세균을 씻어낼 수 있는데 그게 안 되니 구취가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사료를 바꿨는데 입 냄새가 난다면 음식알레르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참고로 항히스타민제나 진정제, 이뇨제 등 약물도 입안을 건조하게 할 수 있다.

■당뇨병

당이 몸에서 쓰이지 못하고 소변으로 나오는 병이다. 이 병으로 입에서 단 냄새나 아세톤 냄새가 날 수 있다. 아세톤 냄새가 날 수 있다니 이게 무슨 말일까? 세포가 포도당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면 몸은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위해서 분해한다. 그 결과 케톤체라는 부산물이 혈액에 쌓인다. 케톤체 중 하나가 바로 아세톤이다. 이 상태를 당뇨병성 케톤산증이라 하는데 응급상황이니 서둘러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신장질환

신장은 암모니아 같은 노폐물을 배설한다. 신장에 문제가 생기면 노폐물이 소변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그에 따라 입에서 암모니아 냄새, 즉 지린내가 난다.

■간질환

간질환에 걸리면 입에서 퀴퀴한 냄새가 난다. 악취를 품은 황화합물이 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로 들어가서 구취로 이어진 것이다.

강아지가 입 냄새를 풍긴다면 단순히 불쾌하게만 여기지 말고 꼭 질환을 의심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변화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강아지 건강을 책임지는 우리 보호자들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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