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집 강아지는 똥강아지…‘식분증’ 고치려면 이렇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우리집 강아지는 똥강아지…‘식분증’ 고치려면 이렇게!
  •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6.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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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강아지 진료를 하다 보면 강아지가 변을 먹어서 걱정하는 보호자를 자주 본다. 강아지를 사랑하는 보호자는 강아지와 접촉하는 시간이 많은데 변을 먹은 후 본인을 핥는 강아지를 보면 어쩔 줄 몰라 하기 마련이다. 강아지가 변을 먹는 증상을 식분증 또는 호분증이라고 한다. 오늘은 식분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식분증은 꽤 많은 강아지에서 문제가 된다. 필자의 강아지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먼저 식분증 자체는 강아지의 정상 행동범위 안에 속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강아지는 원래 야생생활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천적에 노출하지 않게 변을 제거하기도 하고 먹음으로써 부족한 영양분을 추가로 공급받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다른 여러 가지 원인으로도 식분증은 나타날 수 있다.

강아지 식분증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자신의 대변을 먹는 자가 식분증, 다른 강아지의 대변을 먹는 동종간 식분증, 다른 동물 특히 고양이의 대변을 먹는 이종간 식분증 등이다. 이 중 이종간 식분증에 대해 한 가지 말하자면 육식동물인 고양이의 똥은 향이 독특해 강아지가 좋아할 수밖에 없어 강아지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좋다.

식분증이 나타나는 원인은 행동학적인 원인과 질병적인 원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행동학적인 원인을 살펴보자. 첫 번째, 어린 시절 좁은 공간에서 오래 산 강아지들이 식분증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좁은 공간에서 놀거리가 많지 않고 똥에 대한 위생관념을 배우지 못해 생긴 습관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배가 고프거나 영양소가 부족해서 식분증을 보일 수 있다. 질이 낮은 사료나 자연식 섭취로 인한 영양소 불균형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심심해서 먹어본 변 자체가 맛있어서 먹는 경우도 있다. 네 번째, 훈련과정에서 보호자의 실수로 변을 먹는 경우가 있다. 강아지가 변을 보호자가 원하는 위치에 보지 못해 혼이 났을 때 변 본 것 자체를 혼이 난 원인으로 판단해 변을 먹어서 숨겨버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변을 먹었을 때 보호자가 지나치게 반응을 보이면 이를 강아지가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관심받기 위해 같은 행동을 반복할 수 있다.

질병적인 원인도 다양하다. 식욕을 증가시키는 쿠싱, 당뇨, 기생충성 질병과 소화문제를 야기하는 췌장염, 췌장효소 부족, 장염, 흡수불량증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강아지가 어렸을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성견이 돼 갑자기 식분증을 보이면 더욱 질병적인 원인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식분증을 고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변을 보는 즉시 치워주는 방법이다. 기존에 자율급식을 하고 있었다면 제한급식으로 바꿔주는 것도 변을 제때 치우는 데 도움이 된다. 강아지는 일반적으로 식사를 하고 한 시간 이내에 변을 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사료량이나 사료교체를 진행해 보는 방법이다. 사료량이 부족하면 증량을 통해 해결할 수 있고 사료성분을 교체하거나 처방식 사료를 먹여 변을 맛없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세 번째는 소화효소제를 처방받는 것이다. 효소는 사료 내 영양분들을 분해해 필요 이상의 영양분이 변에 나오지 않게 한다. 네 번째는 자주 산책해서 야외배변을 유도해 보는 것이다. 산책 시 배변을 하는 강아지들이 많아 훈련을 더욱 순조롭게 해준다. 다섯 번째 방법은 배변 즉시 변에 고춧가루, 식초 등을 뿌리고 놔두는 것이다. 강아지가 이를 맛보거나 냄새를 맡고 거부감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민간요법이 존재하고 식분증을 개선한다고 알려진 호분제도 있어 일시적으로 사용해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용할 땐 문제가 될 수 있다.

오늘 칼럼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식분증에 대하여 알아봤다. 안타깝게도 식분증을 100%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어린 강아지가 1년 이내에 치료를 잘 받게 되면 증상이 없어질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한다.

강아지가 구충제를 잘 먹으면 식분증은 그 자체로 강아지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식분증은 앞서 언급했듯 질병적인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고 강아지와의 스킨십을 꺼리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니 꼭 동물병원을 찾아 수의사와 상담해서 원인을 찾고 해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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