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에게 비만 못지않은 문제 ‘체중감소’, 그 원인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에게 비만 못지않은 문제 ‘체중감소’, 그 원인은?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6.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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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동물병원에서 일하다 보면 비만 고양이 일명 뚱냥이를 자주 접한다. 보호자가 고양이를 너무 예뻐한 나머지 사료와 간식을 한없이 주는 바람에 고양이를 ‘확대’한 것이다. 고양이도 비만은 만병의 근원이다. 따라서 고양이가 비만하면 다이어트에 돌입해야 한다.

그런데 딱히 다이어트를 하는 것도 아닌데 살이 빠지는 고양이가 있다. 보호자 중 상당수는 반려묘가 살이 찌는 것은 경각심을 갖지만 살이 빠지는 건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체중감소는 비만만큼이나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오늘은 고양이가 살이 빠지는 여러 이유를 알아보자.

고양이가 사료를 잘 먹지 않는다면 당연히 살이 빠진다. 이때 치과질환을 첫 번째로 의심해야 한다. 고양이가 치과질환에 취약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치주질환을 비롯해 치아흡수성병변, 구내염 등은 극심한 구강통증을 일으켜 고양이가 사료를 씹어 먹지 못하게 만든다.

고양이의 입안을 확인해 보자. 치아와 잇몸의 경계부에 붉은 선이 생겼는가? 잇몸이 붉고 부었는가? 잇몸이 내려앉았는가? 이는 모두 치주질환의 증상이다. 구강점막에 염증이 생겼는가? 말할 것도 없이 구내염 증상이다. 치아의 일부가 빨갛게 자라난 잇몸으로 덮였는가? 이는 치아흡수성병변의 증상이다.

고양이가 만성신장질환에 걸려도 식욕이 감소하면서 살이 빠진다. 만성신장질환은 고양이 사망원인 2위에 뽑힐 정도로 흔하고 무서운 병이다. 10살 이상 고양이 3마리 중 한 마리가 만성신장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고양이가 만성신장질환을 앓을 때 제일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다뇨이다.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사료를 잘 먹지 않는다.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안기는 요인으로 이사, 손님 방문, 미용, 목욕, 새로운 가구, 새로 입양한 반려동물, 사료교체, 화장실 모래교체 등을 들 수 있다.

고양이가 밥을 잘 먹는데도 살이 빠진다면 2가지 질환을 강력하게 의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당뇨병이다. 말 그대로 당이 소변으로 나오는 병이다. 몸에서 당을 흡수하지 못하니 밥을 아무리 먹어도 돌아서면 배가 고프고 살은 점점 빠진다. 참고로 당뇨병이 진행되면 식욕이 떨어진다. 당뇨병의 증상은 다식 외에도 다음과 다뇨가 있다. 그래서 당뇨병에 걸리면 삼다증을 보인다고 한다.

두 번째로 의심할 수 있는 질환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다. 노령묘가 잘 걸리는 호르몬질환이다. 이름처럼 갑상선호르몬을 지나치게 생성하는 병이다. 갑상선호르몬은 신진대사를 조절한다. 지나치게 분비되면 신진대사율이 올라간다. 그래서 식욕이 당겨 많이 먹지만 오히려 살은 빠진다. 노령묘가 나이를 잊은 것처럼 활력을 주체하지 못한다면 갑상선호르몬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위에 언급한 질환(치과질환, 만성신장질환,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모두 고양이에게 흔히 나타난다. 고양이가 체중감소를 보이면 꼭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히 원인을 찾고 관리·치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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