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피부의 붉은 반점, 피부병 아닌 혈소판 감소 신호!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피부의 붉은 반점, 피부병 아닌 혈소판 감소 신호!
  •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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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몸은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를 방어하기 위해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다. 면역체계는 질병에 걸리지 않게 몸을 보호해 준다. 그런데 면역체계가 균형을 잃고 몸 자체를 공격하는 질환이 있다. 이를 면역매개성질환이라고 한다. 오늘은 강아지에게 나타나는 면역매개성혈소판감소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몸에 피가 나면 혈액 안에 있는 혈소판이 지혈하기 위해 피가 나는 곳에 모여 새어 나오는 구멍을 막는다. 이처럼 지혈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혈소판이라 할 수 있다. 몸에서는 평소에 혈소판을 어느 정도 이상 보유하고 있다가 출혈이 생기면 그 숫자를 늘린다. 그런데 강아지의 면역체계가 어떠한 이유로 혈소판을 공격해 없애면서 문제가 되는 질환이 있다. 바로 면역매개성혈소판감소증이다.

면역매개성혈소판감소증은 여러 원인으로 나타나는데 크게 일차성원인과 이차성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원인은 말 그대로 특발성으로 면역조절에 결함이 생겨 면역체계가 혈소판을 항원으로 인식해 공격하는 것이다. 이차성원인은 감염성·약물·종양·백신에 의해 이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감염성원인은 바베시아, 아나플라즈마, 에를리키아, 고양이 백혈병바이러스(FeLV), 고양이 면역결핍바이러스(FIV) 등이 있다. 면역매개성혈소판감소증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은 대표적으로 항암제, 호르몬제, 골수억압을 일으키는 여러 약물들을 들 수 있다. 여러 가지 종양이 면역매개성혈소판감소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비장의 혈관육종이다. 이밖에도 백신접종 이후 증상이 발현하는 때도 많아 면역매개성혈소판감소가 의심되면 병력확인 및 검사가 필요하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출혈 관련 문제들이다. 피부에 붉은 반점들이 생긴다거나 코피·혈변·토혈·혈뇨 등을 보일 수 있고 쇠약이나 식욕부진 등 일반적인 증상들도 관찰된다. 피부에 생기는 반점은 피부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워 보호자들이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고 방치하다 치료가 늦어질 때가 많다.

강아지가 위 증상이 보인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혈소판감소증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이차성원인에 대해 문진·PCR검사·초음파검사·엑스레이검사 등 추가검사를 진행해 원인을 배제하게 되며 면역억제제 투여에 따른 반응성을 확인해 진단하게 된다.

면역매개성혈소판감소증에 이환된 강아지는 제때 치료가 이뤄지면 비교적 예후가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면역매개성용혈성빈혈을 동반하는 에반스신드롬에 걸리면 이때는 사망률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예후가 굉장히 안 좋다. 강아지가 잘 회복하더라도 약물의 용량을 감량하는 중에 재발할 확률도 높아 세심한 관찰과 재검이 필요하다.

면역매개성혈소판감소증은 주 증상이 피부에 출혈반점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피부질환으로 오인하기 쉬어 보호자들이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치료가 늦어지는 때가 많다. 피부반점이나 혈뇨 등 출혈증상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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