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변비 부르는 거대결장, 심하면 생명 위협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변비 부르는 거대결장, 심하면 생명 위협해요!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7.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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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고양이의 위장관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크게 위·소장·대장으로 나뉜다. 대장은 맹장·결장·직장으로 구성된다. 그중 결장은 영양분과 수분을 흡수하며 분변을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장소다. 결장의 근육층에는 척수신경이 분포하고 결장이 수축하면서 분변은 체외로 배출된다.

https://veteriankey.com/large-intestine-rectum-and-a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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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변을 제대로 배출해 내지 못하는, 지나치게 팽창되고 늘어난 결장을 거대결장이라고 한다. 분변이 배출되지 못하고 오래 정체하면 수분이 흡수돼 더 단단해지고 정상적으로 결장·직장을 통과하지 못한다. 분변이 계속 축적되면 결장은 확장돼 정상적인 기능을 잃게 되는데 그 결과 변비가 악화된다.

고양이의 거대결장은 특발성으로 나타나는 경우(약 60%, 거대결장을 유발하는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음)가 가장 흔하다. 이밖에도 다음과 같이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골반강이 선천적으로 또는 교통사고 등에 의해 후천적으로 좁아짐, 항문마비, 만성위장관질환, 탈수를 유발하는 질환, 종양·이물·헤어볼·협착 등에 의한 물리적 폐색, 결장에 분지하는 신경기능에 문제 발생 등이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변비가 있다. 배변 시 통증을 심하게 느껴 소리를 지르는 등의 배변곤란을 보일 수 있다. 또 거대결장이 지속되면 체중감소·기력저하·식욕저하·구토 등을 보일 수 있다.

거대결장은 임상증상과 신체검사를 바탕으로 진단한다. 때에 따라 필요한 검사를 추가로 진행한다. 신체검사에서 복부촉진 시 통증을 보일 수 있으며 마른 고양이는 분변으로 확장된 결장이 만져질 수 있다.

영상검사로는 복부방사선검사로 결장의 크기를 평가할 수 있다. 가장 넓은 결장 직경의 길이가 5번째 요추길이의 1.5배 이상일 때 거대결장으로 잠정진단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복부초음파검사로 거대결장을 유발할 수 있는 이물·종양·협착 등의 유무를 평가할 수 있다. 때에 따라 혈액검사(저칼륨혈증·고칼슘혈증 등), 요검사, 호르몬검사, 내시경검사, CT검사 등을 실시한다.

배변곤란이 3개월 이상 지속된 고양이의 복부방사선사진, 결장 최대 직경과 5번째 요추 길이의 비율이 약 1.79로 거대결장으로 진단받음.
배변곤란이 3개월 이상 지속된 고양이의 복부방사선사진, 결장 최대 직경과 5번째 요추 길이의 비율이 약 1.79로 거대결장으로 진단받음.

거대결장은 원인과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정해진다. 거대결장을 유발하는 기저원인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내과적관리를 먼저 시도한다. 더 이상 관리하기 힘들다면 외과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거대결장을 치료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물 섭취를 증가시켜 분변이 쉽게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탈수가 심하면 정맥·피하수액으로 교정한다. 내복약으로 결장운동을 촉진할 수 있다. 변비가 심하면 관장제를 주입하고 복부마사지로 배변을 유도할 수 있다. 과체중이 심하면 비만이 거대결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체중관리를 권장한다.

거대결장이 수개월~수년간 지속되면 결장기능이 멈출 수 있다. 내과적으로 더 이상 효과를 보지 못하면 외과적으로 무력한 결장을 제거하는 거대결장절제술(Subtotal Colectomy)을 실시할 수 있다. 다만 수술 후 결장길이가 짧아져 설사·배변횟수 증가 등 부작용을 보일 수 있어 수술 후 정기적인 검진 및 상담이 필요하다. 거대결장은 치료되더라도 재발할 확률이 높아 치료 이후에도 배변이 잘 이루어지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거대결장은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초기진단이 중요하다. 증상을 빠르게 인지해 치료를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기 때문에 거대결장이 의심되면 빠르게 동물병원에 방문해 진단받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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