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이 방사선치료에 대해 ‘인체에 치명적’이라거나 ‘나중에 문제 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과치료 역시 마찬가지다. 오늘은 치과치료 시 노출되는 방사선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바나나 1개를 먹으면 우리 몸은 0.1uSv(마이크로시버트)에 해당하는 방사선에 노출된다. 바나나는 인체에 꼭 필요한 ‘칼륨’ 성분이 풍부한데 칼륨의 0.001%에서 방사선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식뿐 아니라 흙과 같은 토양, 공기, 태양 등 자연상태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자연방사선’이라고 부른다. 전 세계 자연방사선 평균은 1년간 2.4mSv 정도며 화강암 지형이 많은 우리나라는 3.0mSv 정도다. 연평균을 다시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우리는 시간당 약 0.1~0.3uSv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대략 시간당 바나나 3개 정도에 해당하는 방사선에 자연스레 노출되고 있다.
자연방사선과 다르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방사선도 있다. 이러한 방사선을 ‘인공방사선’이라고 부르는데 원자력발전소, 산업, 의료 등 방사성동위원소가 해당된다.
사람들은 대부분 바나나 같은 자연방사선으로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인공방사선에 관해서는 걱정이 태반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웹사이트에 2017년 4월에 업로드된 ‘바나나를 먹기 전에 알아야 하는 방사선에 대한 것’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치과치료를 위한 방사선은 바나나 50개에 해당한다. 물론 이 방사선은 단순 치아촬영에 활용되는 방사선을 뜻하며 임플란트수술이나 어려운 사랑니 발치를 위해 촬영하는 치과용CT와는 다르다.
일반적인 치과방사선이 바나나 50개라면 치과용CT는 평균 0.18mSv로 바나나 1800여개에 해당한다. 참고로 1800개의 바나나가 매우 많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10만개에 해당하는 의과용CT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하루 동안 지구에게 받는 자연방사선량은 바나나 100개에 해당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치과방사선은 바나나 50개, 반나절 정도 태양 빛을 조금 더 받는 정도다.
또 미국 뉴욕에서 LA까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면 400개의 바나나방사선에 추가로 노출된다. 뉴욕에서 LA까지 약 6시간 정도의 비행거리로 우리나라를 기준으로는 태국 방콕에서 싱가포르 정도의 거리를 편도로 가면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양이다.
6개월 동안 일반적인 식사를 하면 4000개의 바나나 방사선에 노출되며 이것을 하루로 환산하면 하루에 22개의 바나나를 먹는 셈이다. 치과치료방사선이 50개의 바나나방사선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틀 정도 식사에 노출되는 방사선 수준이다.
단 의학적 검사에서 사용하는 방사선장비의 노출량은 많다. 가령 유방검사에 사용되는 맘모그램은 4000개의 바나나에 해당하며 의과용CT는 10만개의 바나나에 해당한다. 하지만 노출량이 많다는 이유로 방사선검사는 자주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매일 피우는 담배가 인체에 더 해롭다. 하루 한 갑의 담배를 피우는 경우 1년으로 환산하면 24만개의 바나나 방사선에 노출된다. 하루로 환산하면 하루 한 갑의 담배는 약 650개의 바나나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이다.
분명히 방사선은 그 자체로도 해롭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RAC)에서는 방사선을 발암성 등급 1급으로 분류했다. 따라서 방사선 부작용을 걱정하는 환자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치과에서 촬영하는 일반적인 방사선은 바나나 50개 수준이며 일반적인 식사 5~6끼 정도에 해당하는 매우 적은 양이다. 또 치과에서 촬영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방사선 촬영방법인 치과용 CT조차도 담배 3갑(바나나 1800여개) 정도에 해당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좋은 진료를 위해 꼭 필요한 방사선촬영을 하고 제대로 된 진료를 받는 것이 건강에 도움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