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보호자의 대표 골칫거리 ‘분리불안’ A to Z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보호자의 대표 골칫거리 ‘분리불안’ A to Z
  •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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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최근 많은 TV프로그램을 통해 강아지의 행동문제들이 다뤄지고 있다. 필자도 보호자와 다양한 행동문제에 관해 상담하고는 한다. 그중 강아지의 분리불안이 주를 이루는 편이다. 보호자들은 강아지가 분리불안을 가지고 있진 않은지, 입원처치를 하면 너무 힘들어하진 않는지, 이러한 문제들을 고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는지 등을 묻는다. 특히 분리불안에 따른 층간소음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보호자들이 심각하게 고민한다. 심한 경우 파양까지 생각하는 보호자도 종종 볼 수 있다. 오늘은 이처럼 중요한 문제로 꼽히는 분리불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강아지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어떠한 상황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여기서 혼자 남겨진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증상을 분리불안이라고 한다. 강아지들은 여러 방법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표시한다. 혼자 남겨졌을 때 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하울링, 침 흘림, 배변실수, 파괴행위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특히 1인가구에서 더 잘 드러난다. 따라서 보호자들은 외출하면 강아지가 심하게 하울링을 해 주변민원으로 고생, 자연스럽게 외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곤 한다.

■ 우리 강아지가 분리불안인 것으로 의심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강아지의 행동이 분리불안에 의한 증상인지부터 판단해야 한다. 분리불안을 확진하려면 강아지의 행동을 영상으로 촬영해 수의사에게 보여줘야 한다. 보호자가 외출하면 강아지는 끊임없이 극도로 불안감을 드러내는 행동을 나타낸다. 이를 영상으로 촬영해야 한다. 강아지가 보호자 외출 후 일시적으로 하울링 등의 증상을 보이지만 다시 정상적인 행동을 하거나 편하게 잠을 잔다면 이는 분리불안으로 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분리불안 강아지들은 보호자가 나가기 전 준비과정부터 불안증상을 보일 때가 많다. 유독 출입구 부근에서 파괴적인 행동을 하거나 배변실수가 잦다면 더욱 분리불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간혹 극도의 불안감을 느낄 때 심하게 침을 흘리다가 지쳐 쓰러져서 보호자가 집에 들어왔을 때는 증상이 없는 것처럼 감춰지는 때가 있다. 강아지의 턱이나 가슴의 털들이 뻣뻣하게 굳어 있다면 이런 상황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분리불안은 어떠한 원인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최근 강아지 행동문제를 다루는 많은 영상이나 전문가들은 강아지 분리불안은 보호자의 잘못으로 생겨난 것이라고 말한다. 보호자가 강아지에게 지나치게 애정을 주고 예뻐해 줘서 분리불안이 생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잘못된 정보로 여겨지고 있다. 강아지의 분리불안은 강아지에 대한 보호자의 애정행동 탓이라기보다 유전적으로 불안증상을 가지고 태어난 강아지들이 불안감에 의해 나타내는 증상 중 하나라는 것이다. 즉 보호자의 잘못보다는 유전적인 문제가 원인이라는 것이다.

■ 분리불안의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분리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환경변화, 교육, 불안을 줄여주는 약물치료다. 분리불안이 있는 강아지는 보호자들이 외출준비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외출하는 것을 미리 알게 된다. 옷을 입고 짐을 싸는 행동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다. 외출하기 직전에 짐을 싸는 등의 준비를 할 게 아니라 미리 준비한 뒤 강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며 이러한 준비가 외출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외출할 때 강아지에게 다녀온다고 인사하는 것 또한 강아지의 흥분을 증폭할 수 있어 삼가는 것이 좋다. 외출 나가는 시간과 들어오는 시간이 불규칙적일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일정한 시간에 출입해 강아지에게 보호자가 정해진 시간에 돌아올 것을 알게 함으로써 불안감을 낮춰줘야 한다.

분리불안해결을 위해서는 교육도 중요하다. 흥분하는 습관을 줄여주는 교육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앉아’ ‘기다려’ 등의 교육을 통해 강아지가 흥분하지 않고 기다리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이를 교육해 조금씩 기다리는 시간을 늘려주면 보호자 외출상황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약물치료가 꼭 필요하다. 심각한 불안증상은 사람으로 치면 정신질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약물이 없으면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리불안이 약물 없이 교육만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교육으로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는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더욱 증상이 심각해지는 모습을 관찰하게 될 것이다. 분리불안이 정신적인 질환임을 인지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해 줄 수 있는 약물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우리는 때때로 여러 행동문제를 가볍게 여기고 그 해결방법을 전문가의 정확한 도움 없이 부족한 환경 속에서 알아보려 한다. 분리불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안감이 정신적인 질환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는 치료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가까운 동물병원에 방문해 정확하게 진단받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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