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이행상피암종, 신약으로 치료할 길 열렸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이행상피암종, 신약으로 치료할 길 열렸다!
  • 신경민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진료수의사l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7.2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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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진료수의사
신경민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진료수의사

최근 반려동물에서도 노령화로 종양질환 발병률이 매우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방광에 생기는 종양은 조기발견이 쉽지 않고 진단과정이 까다로운 편이다. 오늘은 방광종양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행상피암종(TCC)의 진단과 최신치료약물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Q. 이행상피암종 호발품종과 임상증상은?

개와 고양이에게 발생하는 방광종양 중 가장 흔한 것이 이행상피암종이다. 개는 9~11세 정도의 중노령, 수컷보다 암컷에서 자주 발생한다. 또 중성화되지 않은 개보다 중성화를 한 개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품종소인이 있으며 스코티시 테리어, 웨스트 하이랜드 테리어, 셰틀랜드 쉽독, 비글 등에서의 발병확률이 일반 믹스견보다 3~5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고양이는 개보다 발병이 흔치 않지만 최근 본원에서는 방광종양에 걸린 고양이의 수가 늘고 있다. 대부분 보호자는 화장실문제를 호소하며 동물병원을 찾게 된다. 방광염, 요로결석과 증상이 유사하며 통증을 동반하는 ▲배뇨 ▲빈뇨 ▲혈뇨 ▲배뇨장애 ▲요실금 등이 이에 해당한다. 때때로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Q. 이행상피암종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드물게 아랫배 쪽에 딱딱한 것이 만져져 발견되기도 한다. 또 요도가 두꺼워지거나 요추하·복강 내 림프절비대를 직장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골전이가 있을 때는 보행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 기본적인 ▲혈액검사(혈구검사·혈청화학검사)와 ▲소변검사 ▲흉복부방사선 ▲복부초음파 ▲CT촬영을 병행한다. 혈액검사는 대부분 정상이지만 상부비뇨기감염이 동반된 경우 염증수치가 높아질 수 있다. 흉복부방사선은 종양확인보다는 림프절이나 전이유무평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제일 확실하게 종양을 확인하는 방법은 복부초음파이다. 복부초음파를 통해 종양위치와 크기를 확인할 수 있다. 방광이행상피암종은 주로 방광삼각부(방광에서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 인접부위)에 자주 생기며 요도까지 확장한다. 따라서 팽창되지 않은 방광에서는 염증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종괴의 형태가 폴립형·다발형·광물형으로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숙련된 영상의와 고사양의 초음파장비가 필요하다.

이행상피암종의 경우 초음파가이드세침검사(FNA) 또는 생체검사(이하 생검)가 추천되지 않는다. 종양세포가 바늘이동경로에 따라 전이(seeding)될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샘플확보를 위해 수술, 방광 내 카테터를 삽입해 샘플채취, 방광내시경 생검 등을 주로 이용한다. 간혹 소변검사에서 침전물증가와 함께 떨어진 방광의 이행상피세포가 확인될 수 있다. 요도 내로 카테터를 삽입해 소변샘플을 채취할 때 30%의 소변침전물에서 세포검사를 통해 종양세포가 확인, 진단될 수 있다.

방광내시경으로 종양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방광내시경은 생검채취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이행상피암종을 간단하게 검사하는 방법이 나왔다. V-BTA(유전자변이검사, CADET® BRAF)로 위조직병리검사와 달리 소변만으로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다. 모든 검사 중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V-BTA(CADET® BRAF) 분석은 소변샘플에서 개 BRAF 유전자의 V595E 돌연변이에 대한 PCR검사의 일종이다. 방광·전립선암종 감지에 99% 이상의 높은 특이도를 보인다.

Q. 치료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는 항암이다. 경구항암제와 주사항암을 선택할 수 있다. 또 항암역할을 하는 진통소염제를 병행한다. 최근에는 보호자의 편의성 측면에서 경구항암제 사용이 각광받는 편이다. 경구항암제 중 특히 토세라닙(Toceranib)은 세포독성을 유발하기보다 성장인자 신호체계를 억제한다. 이 때문에 종양이 줄어들기보다(tumor regression) 안정상태(stable disease)를 유지해 준다.

두 번째는 수술이다. 이행상피암종은 방광의 삼각부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인접 요관으로 침습도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림프계를 통한 다른 조직으로의 전이도 빨라 완벽한 제거가 어렵다. 종양의 특성상 방광 내에 전반적으로 퍼져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이 수술적 제거에 한계가 있다. 제거가 가능하다고 해도 주변 조직에 변연을 남겨서 제거하기가 불가능하다. 특히 방광 삼각부나 요관 개구부에 인접한 종양일 때는 수술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만 모든 경우에서 수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수술이 추천되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방광삼각부에서 떨어져 있는 방광 내의 종양제거, 두 번째는 소변흐름의 기능적 회복을 위한 종양 제거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소변흐름을 먼저 개선해 주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완벽한 종양제거가 불가능해 항암을 병행해야 한다.

세 번째는 방사선치료이다. 이행상피암종에서 방사선치료 효과는 아직 논란여지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상증상의 완화 및 생존기간의 증가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행상피암종의 경우 종양발생위치 특징상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술 없이 항암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때 다양한 프로토콜의 방사선치료가 병행되는 경우가 많다.

네 번째는 신약을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이다. 대부분의 노령견은 나이가 들면서 복합적인 질환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여러 이유로 기존 항암치료를 지속할 수 없거나 수술적 제거가 불가한 경우도 많다. 최근 사람의 방광암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경요도 절제 및 기존 약물치료 실패 후 방광암 재발방지에 사용하는 신약(이하 이뮤코텔·셀레나제)이 보급됐는데 최근 동물에서도 적용 케이스가 늘고 있다.

▲이뮤코텔의 원재료는 신체가 처음 접하는 구멍삿갓조개의 항원(주성분 이뮤노시아닌)이다. 실제 항암제는 아니지만 항암효과를 가진다. 암 항원에 대한 항체를 생성, 면역감시 기능 정상화, 종양의 항암회피효과를 방지, 면역세포의 공격을 발생시키는 원리이다. 따라서 항암제의 여러 부작용(탈모, 위장관 증상, 식욕저하, 체중감소, 골수억압 등)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뮤코텔과 함께 ▲고용량 셀레나제를 함께 사용하게 되는데 셀레나제의 경우 면역세포 표면의 고친화성 인터루킨2 수용체를 발현한다. 면역세포 개체수를 늘리며 용량 의존적이고 고용량일수록 더 강한 효과를 보인다. 또 면역세포분화와 증식을 촉진하며 고용량을 쓰면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데 특히 건강한 세포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셀레나제의 경우 용량에 따라 혈관투약 또는 경구복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적극적인 진단과 새로운 치료로 종양환자의 희망이 생겨나고 있다. 사실을 밝히자면 필자의 반려견도 이행상피암종을 진단,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매달 이뮤코텔을 투여하며 관리 중이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이 해당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은 보호자의 마음이 얼마나 막막한지 알고 있다. 그분들에게 이 칼럼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반려동물의 건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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