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무서운 질환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몸을 스스로 공격하는 무서운 질환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
  • 형성준 광주 말바우동물병원 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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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형성준 광주 북구 말바우동물병원 원장

생명체를 구성하는 혈액의 주요성분 중 하나인 적혈구는 몸 곳곳에 산소전달 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적혈구가 어떠한 문제로 인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부족해지는 것을 빈혈이라고 한다. 나아가 적혈구가 지나치게 파괴돼 문제 되면 용혈성 빈혈이라고 한다.

적혈구 파괴원인은 다양하지만 면역체계가 자신의 적혈구를 이종단백질로 인식, 파괴하는 것을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Immune Mediated Hemolytic Anemia, IMHA)’이라고 한다. 오늘 칼럼에서는 반려동물에게 많이 나타나는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은 유전적인 소인이 있다. 코카스파니엘, 비숑, 미니핀, 슈나우저, 콜리, 스피츠 등이 위험성이 높은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중년 이하에 나타나고 암컷에게 조금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상증상으로는 잇몸이 창백해지고 빈호흡, 황달, 혈색소뇨가 나타나는 등의 특이적인 증상에서부터 식욕부진, 기력소실, 쇠약, 구토 등의 일반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의 원인은 다양하다. 바베시아·아나플라즈마 등 기생충에 의한 감염, 약물 부작용, 백신, 종양에 의한 이차성 원인들이 있다. 하지만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그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해 원인을 찾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다.

진단을 위해서는 먼저 혈구검사·혈액검사를 통한 빈혈확인이 필요하다. 빈혈로 진단되고 나면 빈혈의 재생성 여부를 먼저 파악하게 된다.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의 경우 주로 재생성 빈혈이 많다. 이후 혈액도말검사를 통해 적혈구가 탐식돼 구조를 잃고 적혈구보다 작고 중앙부가 두터운 구상적혈구(spherocyte)를 관찰하게 되면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을 진단하게 된다.

원인에 따라 처치법이 달라지기에 감염 등 문제는 치료와 동시에 PCR검사를 통해 배제하게 된다. 백신이나 약물부작용은 문진을 통해 배제하는 경우가 많고 영상검사 등을 통해 종양 또한 배제가 필요하다. 이 모든 것에 문제가 없을 시 특발성으로 간주하게 된다.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이다. 먼저 이차성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그 원발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치료방법이다. 감염의 경우 감염원을 치료해 주고 종양이 있다면 종양 자체에 대해 치료해준다. 약물·백신이 원인이면 대증처치를 하며 몸에서 성분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도와준다.

원발적 원인으로 특발성으로 나타나는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에서는 주로 면역을 억제하는 데 목적을 둔 약물들을 사용하게 된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또는 면역억제제가 주로 사용된다. 치료과정에서 약물이나 치료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빈혈로 인한 증상이 심각해지면 수혈도 진행된다.

치료 중 혈전색전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예후가 급격히 나빠지는데 이것을 방지하는 처치 또한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밖에도 치료 중 환자상태에 따라 공격적인 대증처치를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에 걸린 강아지의 60%는 면역억제약물을 천천히 감량한 이후에 결국 중단할 수 있다. 감량하지 못하고 장기간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혈전색전증이 발생하거나 면역매개성 혈소판감소증이 동시에 발생하는 에반스증후군이 발생할 시에는 예후가 굉장히 안 좋다.

면역매개성 용혈성 빈혈은 증상이 발현된 후 질환의 진행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이다. 초기에 공격적인 처치가 진행되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 따라서 빈혈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땐 지체 없이 동물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진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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