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발작 A to Z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 발작 A to Z
  • 박혜미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정리·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3.08.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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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미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박혜미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부장

반려동물이 어느 날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면 보호자는 매우 놀라고 당황스럽다. 이에 보호자가 목격한 모습이 발작이 맞는 건지, 반려동물이 발작을 경험했다면 그 이후 어떠한 진단과정과 치료가 필요한지 소개하고자 한다.

발작은 대뇌 신경세포의 이상흥분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발작이 시작되기 전 환자가 흥분하거나 쉬지 않는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발작이 시작되기 직전의 전조증상으로는 ▲고개를 박거나 숨기 ▲같은 장소를 서성이며 걷기 ▲핥기 ▲침흘림 ▲구토 ▲울부짖기 ▲흥분 등의 이상행동이 있다.

발작을 보일 때는 ▲실신 ▲근육긴장 ▲턱을 탁탁거리며 씹는 행동 ▲침흘림 ▲불수의적인 배변·배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발작은 수 초에서 수 분 동안 이어지게 된다. 발작후기에 수 시간까지 비정상적인 행동이 이어지는 모습이 지속할 수 있다. 간질(Epilepsy)은 만성적인 재발성 발작 상태를 의미한다.

응급실에 방문하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진찰 시에는 발작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드물기에 수의사에게는 보호자로부터 얻는 정보가 중요하다. 보호자가 발작 시작에서 종료까지의 증상과 대략적인 시간, 이번 발작이 처음인지, 여러 번 나타났다면 증상은 같았는지, 처음 발작이 나타난 연령, 발작 간격, 발작 전과 후의 상태에 관해 설명할 수 있다면 수의사가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개와 고양이에게 나타나는 발작은 대부분 긴장간대성(tonic-clonic)으로 전신성의 근육발작이다. 근육이 긴장되며 옆으로 누워서 다리를 뻗어 활모양으로 휘며 몸이 강직된다. 근육의 규칙적인 수축으로 자전거를 타는 듯 다리를 움직이는 패들링이나 저작운동이 나타나게 된다.

발작이 일어나는 동안 보통은 의식이 없지만 몇몇 환자는 발작이 약한 강도로 나타나며 의식이 남아있기도 한다. 이러한 발작이 나타나는 원인은 크게 특발성, 뇌내성 또는 뇌외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발성간질=강아지 발작 중 흔한 편이며 발작을 일으키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고양이에게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저먼 셰퍼드, 골든 리트리버, 비글, 닥스훈트 등에게 유전적 소인이 있지만 다른 종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첫 발작은 일반적으로 6개월령에서 3년령 사이에 시작되나 더 늦게 발현될 때도 있다. 발작의 빈도는 환자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사이의 간격으로 나타난다. 경구 항경련제에 잘 반응하는 편이다.

▲뇌내성질환=일반적으로 대뇌질환이 발작을 유발한다. 이러한 질환으로 어린 동물은 선천적 질환과 염증성질환이 가장 흔하며 6년령 이상의 개와 고양이는 종양이 확인되는 때가 많다.

▲뇌외성질환=저혈당, 간성뇌증, 저칼슘혈증, 고지혈증 등의 대사성 질환이 개와 고양이에게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다발골수종, 적혈구증가증의 혈액의 점성을 높이는 질환이나 심각한 전해질불균형, 당뇨병으로 인한 삼투압증가, 고혈압, 열사병, 요독증도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발작으로 방문하는 환자는 언제나 간질이나 뇌내성 요인에 대한 감별과 함께 뇌외성 요인에 대한 평가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MRI촬영을 결정하기에 앞서 전체혈구검사(CBC), 혈청검사, 요검사, 방사선·초음파검사 등의 전신검사를 먼저 하는 이유다.

진단 이후에 항경련제치료를 통해 개와 고양이의 발작을 조절할 수 있다. 모든 환자가 즉각적인 항경련제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항경련제 치료를 추천한다.

(1) 3개월에 2회 이상 발작이 관찰된다.

(2) 진행성 뇌병변으로 발작이 유발되었다.

(3) 1년에 2회 이상 군집발작이나 간질지속증이 나타난다.

(4) 발작의 빈도나 강도가 심해진다.

개와 고양이의 발작을 완전히 조절하기는 어렵다. 발작의 빈도나 심각도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치료의 목적이다. 특발성간질의 경우 환자 중 70~80% 정도는 조절이 가능하다. 항경련제 치료를 시작한 이후에 약물의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 보호자는 발작의 빈도와 심각도를 기록하고 담당수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수의사는 약물의 부작용과 약물의 혈중농도를 감안하여 약물의 용량을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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