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선무당이 강아지 잡을라, 위험천만 가정 내 구토유발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선무당이 강아지 잡을라, 위험천만 가정 내 구토유발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8.22 09: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

강아지는 호기심이 넘쳐흐른다. 양말이나 장난감 등 새로운 물건을 보면 킁킁 냄새를 맡는 건 기본이고 잘근잘근 씹어보기도 한다. 심지어 꿀꺽 삼키기도 하는데 이때는 이물이 위벽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장으로 넘어가 장폐색이나 장천공을 일으키기도 한다. 먹지 말아야 할 것은 비단 이물뿐만이 아니다. 초콜릿을 비롯해 포도·자일리톨·양파·마늘이 들어간 음식 등도 강아지가 먹으면 위험에 처한다. 강아지가 이런 음식이나 이물을 먹었다면 서둘러 동물병원을 찾아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강아지가 먹지 먹어야 할 것을 먹었을 때 가장 대표적인 응급처치는 구토를 유발하는 것이다. 그런데 때로는 해당 처치가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예를 들어 깨진 유리나 뾰족한 플라스틱을 삼켰는데 토하게 한다면 식도와 입이 손상될 수 있다. 변기세정제나 배수관세정제처럼 부식성화학물질이 든 제품을 삼켰는데 토하게 한다면 역시 식도와 입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사고를 예방하려면 보호자는 강아지가 무엇을 먹었는지 수의사에게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

구토유발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강아지가 이물이나 독성물질을 섭취하고 나서 2시간 이내에 토하게 해야 한다. 2시간이 지나 이물이나 독성물질이 위에서 장으로 넘어갔다면 당연히 구토유발로 효과를 볼 수 없다. 이에 보호자는 신속하게 강아지를 동물병원에 데려가야 하는데 여의찮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이때는 반드시 동물병원에 전화를 걸어 수의사의 지시에 따라 구토를 유발하도록 한다.

보호자가 가정에서 임의로 구토를 유발하는 행위는 위험하다. 구토유발제로 널리 알려진 것이 과산화수소인데 이를 얼마나 먹여야 하는지는 강아지의 품종과 크기,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수의사의 판단이 필수라는 얘기다. 과산화수소는 위장관에 자극을 주기에 지나치게 먹이는 것은 금물이다. 인터넷상에는 소금도 구토유발제로 알려졌지만 쓰지 말아야 한다. 강아지가 소금을 많이 섭취하면 치명적인 고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다.

재차 당부하지만 강아지가 먹지 먹어야 할 것을 먹었을 때는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 수의사의 판단하에 구토를 유발하는 게 최선이다. 상황이 허락하지 않을 때만 수의사의 지시하에 보호자가 강아지에게 구토를 유발하는 응급처치를 한다.

뭐니 뭐니 해도 구토를 유발해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강아지가 돌멩이나 양말·속옷 등 이물에 관심을 보인다면 먹지 않게 항상 유의하자. 또 강아지에게 독성을 일으키는 음식도 먹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 요즘은 특히 포도가 제철인데 포도는 강아지 신장을 망가뜨리는 독성이 있어 강아지가 먹으면 치명적인 급성신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단 한 알만 훔쳐먹어도 위험할 수 있으니 절대 강아지 눈에 포도가 띄지 않게 유념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