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백신 도움됐지만 관련 정보는 여전히 못 미더워”
“코로나19백신 도움됐지만 관련 정보는 여전히 못 미더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09.07 2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코로나19 경험과 넥스트 팬데믹 대응전략’ 개최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경험과 넥스트 팬데믹 대응전략’ 심포지엄에서는 코로나19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과 의료진의 인식을 짚어보고 효과적인 소통을 위해 필요한 정부와 언론의 노력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코로나19가 독감과 같은 4급 감염병으로 전환되면서 일상 회복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분위기이지만 한편에선 미래 또 다른 감염병 대응을 위한 대비체계를 탄탄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10월부터는 코로나19백신도 독감처럼 연 1회 접종하는 새로운 정책이 시행된다. 하지만 로나19백신 접종 필요성과 효과 등에 대한 인식은 상이한 만큼 보다 효과적인 소통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동절기 접종률 제고는 물론 미래 새로운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도 무조건적으로 백신접종이 강조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오늘(7일) 서울 을지로 YWCA에서는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주최로 ‘코로나19 경험과 넥스트 팬데믹 대응전략’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학계와 산업계, 환자단체, 언론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모여 코로나19백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미래 감염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백신접종 소통전략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김남중 이사장이  ‘임상현장에서 본 코로나19바이러스 변천사 및 백신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먼저 대한감염학회 김남중 이사장이 ‘임상현장에서 본 코로나19바이러스 변천사 및 백신역할’을 주제로 심포지엄의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알파부터 베타, 델타, 오미크콘 변이 등으로 계속 변이를 이뤄왔으며 현재는 오미크론 하위변이가 유행 중이다. 김남중 이사장은 이러한 코로나19 원인바이러스의 변천사를 소개하는 한편, 변이가 생기면 코로나19백신의 감염예방효과는 감소하지만 중증질병 및 사망 예방효과는 상대적으로 유지된다며 백신접종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방어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재훈 교수가 ‘코로나19로 본 미래감염병 대응의 관건’을 주제로 언론의 역할에 대해 제언하고 있다.

뒤이어 ‘코로나19로 본 미래감염병 대응의 관건’을 주제로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가 발표에 나섰다. 그는 코로나19백신에 대한 그간의 언론 보도 방향을 짚어보고 다른 교수진과 연구 발표한 백신보도 가이드라인(안)을 바탕으로 언론의 역할에 대해 제언했다.

정재훈 교수는 “초기에는 백신접종만 하면 마치 팬데믹이 종료되는 듯이 보도됐고 백신접종 이상반응 또한 과하게 전달된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부분이 국민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접종은 사회규범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팬데믹을 막는 수단이라기보다 중증화 및 사망위험을 낮춰 사회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가 주제발표 시 함께 소개한 백신 보도 가이드라인(안).

또 코로나19백신은 관련 프로파일이 가장 잘 제공되고 있는 백신인 만큼 과학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백신접종 이상반응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고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국민의 가교 역할을 하는 언론이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코로나19백신에 대한 일반국민과 의사의 솔직한 생각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설문조사결과도 발표됐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지난 7월 7일부터 13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만19세 이상 70세 미만 남녀 총 1063명과 코로나19백신 접종 경험이 있는 개원의와 감염내과 전문의 1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일반국민과 의사 모두 코로나19백신이 감염 예방에 효과적이며 팬데믹 종식에 기여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인과 의사 모두 ‘코로나19백신 개발과 국민 접종이 팬데믹 종식에 기여를 했다’고 높게 평가(일반인 : 64.9%, 감염내과 전문의 84.1%)했으며 ‘코로나 증상이 가벼웠던 것은 코로나19백신 접종 덕분’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일반인 54.2%, 감염내과 전문의 81%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감염내과 전문의와 개원의, 백신접종 고위험군 간 코로나19백신 접종 정보 불균형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백신 효과에 대한 정보의 충분정도 및 본인의 이해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 개원의보다 감염내과 전문의의 응답률이 충분한 편(개원의 23.1% vs 감염내과 전문의 50.8%)이거나 높은 편(개원의 43.3% vs 감염내과 전문의 76.2%)으로 나타난 것.

특히 코로나19 백신이상반응에 대해 걱정하는 비율은 개원의의 경우 과반수(53.8%)를 넘어섰지만 감염내과 전문의는 28.8%에 불과했다. 이러한 결과는 의료현장에서 환자에게 백신접종을 보다 많이 시행하는 개원의들이 정작 코로나19백신에 대한 정보를 원활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정보 습득의 불균형이 환자들에게까지도 이어졌다는 것. 특히 이러한 점은 코로나19백신 접종 필요성이 큰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서 두드러졌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백신 관련 정보에 대해 신뢰가 가지 않았다는 질문에 ‘경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일반인의 경우 47.6%인 데 반해 기저질환자는 57%, 면역저하자는 54%로 평균보다 높았으며 코로나19백신 관련 정보가 달라 혼란스러웠던 경험 유무 또한 기저질환자는 57.8%, 면역저하자는 61%로 평균(51.6%)보다 높게 나타났다.

민태원 부회장이 일반국민과 의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코로나19백신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발표를 맡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민태원 부회장(국민일보 부국장)은 “코로나19의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노인층과 기저질환자, 면역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확하고 신빙성 있는 정보 제공과 교육이 절실하다”며 “이를 통해 10월부터 시행되는 코로나19 백신접종에서 고위험군의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접종 이상반응 등 부작용 보도에 관한 언론 태도 점검 필요성을 시사하는 설문조사결과도 나왔다.

코로나19백신 부작용과 관련한 언론보도가 적절했는지의 질문에 일반인은 36.5%, 의사는 14.4%만이 적절했다고 응답했으며 신뢰정도에 대해서는 일반인 35.7%, 의사 16.2%만 신뢰하는 편이라고 응답했다. 무엇보다 일반인의 10명 중 7명(69.5%)은 언론보도 독자반응, 즉 댓글에 영향을 받는다고 답해 감염병과 관련된 공중보건 이슈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만 전달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김철중 회장(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은 “코로나19백신 접종 초기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이상반응사례애 대해 여러 매체에서 여과 없이 보도했던 언론의 태도에 대해 돌아봐야 한다”며 “건강 이슈와 관련해서 과장되고 사실이 아닌 혐오성 댓글에 대한 자정작용이 요구되며 적절한 가이드 마련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동절기 접종을 앞둔 만큼 패널토론 참석자들은 코로나19백신 정보에 대한 신뢰성은 물론 고위험군의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김길원 수석부회장(연합뉴스 의학전문기자)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대한감염학회 김남중 이사장,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 대한소아감염학회 박수은 이사장,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백신안전성위원회 이종구 교수,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 모더나코리아 의학부 김희수 부사장,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권선미 기자, 질병관리청 권근용 예방접종기획과장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종구 교수는 “또 다른 감염병이 오면 정부는 치료 및 백신접종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우고 언론은 새로운 것에 초점을 맞춰 자극성 있는 보도를 하기보다는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수은 이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기간 기저질환이 있는 아이들이 중환자실에 많이 입원했는데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했다. 막상 동네 병원에 접종하러 가면 의사에게서 “기저질환이 있으니 다시 생각해보세요”라는 얘기를 들어 접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수은 이사장은 “백신접종을 시행하는 일선 의료기관에 충분한 자료를 제공해야 보호자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선미 기자는 “백신이 팬데믹 기간 게임체인저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부작용 이슈가 부각됐다는 점은 안타깝다”며 “또 코로나19 관련 취재를 부담스럽게 느끼고 대답을 꺼리는 의료진이 많아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나 백신제조기업에서 정보를 전달할 때 수치로 설명을 하지만 일반인들은 이런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보 전달방안을 정부와 기업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 권근용 예방접종기획과장은 “정부도 처음 겪는 감염병이다 보니 혼선을 겪은 점을 인정한다”며 “팬데믹기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절기 백신접종에서는 보다 세밀한 소통전략을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즉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통 전략을 구상하기보다 젊은층과 접종이 꼭 필요한 고위험군 및 고령층으로 나눠 백신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소통전략을 세우겠다는 것. 다만 정보를 전달하는 측면에서는 언론이 함께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했다.

또 그는 개원의들에게 백신접종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동절기 접종계획 발표 후에는 학술대회와 지역의료협의체를 통해 적극 정보를 전달하고 의사협회 보수교육을 실시해 연수 평점으로 인정되도록 하는 등 환자를 직접 만나는 개원의들이 접종 필요성을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