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사회화 교육, 어렵지 않아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사회화 교육, 어렵지 않아요!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9.12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사람과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사회화 교육이 필요하다. 낯선 것을 경계하는 영역동물의 습성상 사회화 교육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사회화 교육은 거창한 것이 아닐뿐더러 사회화가 잘 된 고양이일수록 성격이 유순할 가능성이 높다. 사회화 교육의 목표는 고양이가 새로운 사람·동물·환경·자극에 압도되거나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또 보호자와 고양이가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사회화 교육의 적정 시기는 생후 3~12주 정도다. 생후 3~7주는 집중 사회화 시기라고 해 경험에 대한 수용성이 가장 높을 때라고 보면 된다. 2차 사회화 시기인 생후 12주까지도 사회화를 교육하기에 적정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아기 고양이의 경우 성묘에 비해 외부 자극에 대한 큰 거부감이 없고 호기심이 많아 수용성이 좋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화 교육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매일 5분 정도 핸들링을 해보자. 여기저기 고양이를 만져주면 발톱깎기·양치질·귀청소 등을 할 때 도움이 된다. 발톱깎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핸들링할 때 발을 만지다가 발가락 위를 눌러 발톱이 살짝 드러나게 하는 방법을 취해보자. 양치질을 위해서라면 뺨을 쓰다듬는 것이 좋다. 아기 고양이가 보호자의 손길에 익숙해질 때쯤에는 이빨과 잇몸을 만져본다. 귀청소를 계획하고 있다면 귀를 살며시 지압하다가 한 번씩 뒤집어 준다. 이러한 핸들링을 다 마쳤다면 간식이나 사냥놀이로 보상해 주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고양이에게 다양한 사람을 소개해 주자. 만약 아기 고양이가 다른 사람의 방문을 견딜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고양이를 만지게 해본다. 이방인들이 고양이를 만지게 되면 낯선 사람들을 경계하는 일을 완화할 수 있다. 후에 수의사가 진단을 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도 수월한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 다른 동물들과 교감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아기 고양이에게 우호적인 고양이나 강아지를 소개하면 성묘가 돼서도 다른 반려동물과 잘 지낼 수 있다. 이렇게 낯선 상대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게 여러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고양이 이동장교육이다. 이동장은 항상 고양이의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어야 한다. 또 이동장 안에는 푹신푹신한 쿠션, 장난감 등을 넣어 아기 고양이가 이동장은 항상 좋은 곳이라고 인식하게 해줘야 한다. 간식으로 이동장으로 오게끔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처음에는 머리만 넣었다가 뺀다고 해도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본다. 완전히 이동장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면 조심스럽게 문을 닫아보자. 흥미가 다 떨어져 보이거나 불안해 보이면 바로 문을 열어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동장에 잘 드나들게 된다면 외출훈련을 해야 한다. 아기 고양이를 이동장에 넣고 잠시 집 밖으로 나갔다 돌아오는 것을 반복한다. 그다음 외출에 익숙해지면 자동차 타는 훈련도 진행한다.

네 번째는 생활소음에 적응시키는 일이다. 고양이는 청력이 뛰어나서 소음에 예민하다. 주방용품, TV, 청소기 소리 등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면서 익숙해지게 만들어야 한다. 아기 고양이가 방에서 밥이나 간식을 먹고 있을 때 문을 닫고 방 바깥에서 청소기나 드라이기를 켜보자. 소음이 작게 들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소음에 익숙해진 것으로 보이면 방문을 열어 소음을 크게 들려줘본다. 그 소음도 익숙해졌다면 고양이 곁에서 소음을 들려줘 본다. 사회화 교육은 긍정적인 경험으로 인식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화 교육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생각만큼 진도가 나가지 않아 아기 고양이를 다그치거나 극단적으로 낯선 환경에 노출하면 고양이에게 트라우마가 생겨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생후 12주가 지나 사회화 시기를 놓쳤더라도 사회화 교육은 하는 것이 좋다.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언젠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사회화 교육은 보호자의 편의뿐 아니라 우리 반려묘의 삶의 질이 높이는 데 아주 중요하다. 이러한 사회화 교육을 보호자의 숙제라 생각하고 실천해 보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