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조용히 악화하는 만성신장질환, SDMA검사로 조기발견!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조용히 악화하는 만성신장질환, SDMA검사로 조기발견!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9.19 1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만성신장질환은 고양이 사망원인 2위에 달할 정도로 고양이에게는 위험하고도 흔한 질병이다. 모든 연령대의 고양이에게 발병할 수 있지만 특히 13살 이상 노령묘의 80%가 만성신장질환을 앓고 있다. 노령묘가 취약한 이유는 만성신장질환이 오랜 기간에 걸쳐 신장기능이 떨어지는 병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은 왜 신장기능이 빨리 떨어질까. 고양이들은 애초에 사막에서 활동하는 동물이었다. 물이 부족한 환경에 살아야 했기에 사냥물의 혈액이 주요 수분공급원이었는데 이때 신장은 수분을 최대한 재흡수하기 위해 열심히 작동했다. 그 영향으로 현재 고양이들도 신장이 지나치게 일을 하고 있다. 더불어 고양이는 사람이나 강아지보다 신장의 기능적 단위인 네프론이 훨씬 적다. 이 때문에 만성신장질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고양이 만성신장질환에 대한 유전적 품종소인은 메인 쿤, 페르시안, 버만, 샴, 아비시니안 등이 있다. 이러한 유전성 외에도 세균감염, 구내염, 백혈병바이러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바이러스 등과 같은 원인으로 만성신장질환에 걸릴 수 있다. 만성신장질환에 걸리면 신장의 다양한 기능 중 하나인 노폐물배출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노폐물이 혈중에 쌓이면서 전신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 요농축 기능이 떨어지면 소변을 많이 만들어 내면서 묽은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그에 따라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따라서 제일 먼저 나타나는 만성신장질환 증상은 다음다뇨(물을 많이 마시고 오줌을 많이 싸는 것)라고 할 수 있다. 만성신장질환이 더 진행되면 구토·변비·설사를 하며 식욕이 감소한다. 피모가 불량하며 구취가 날 수 있다. 신장이 조혈호르몬을 충분히 분비하지 못해 빈혈이 일어날 수도 있다. 말기로 갈수록 경련, 시력상실, 보행실조, 소변량 감소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신장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는 만큼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신장기능이 75% 이상 소실된 상황일 것이다. 또 만성신장질환은 비가역적(돌이킬 수 없는)이며 진행성이기 때문에 망가진 신장은 재생되지 않고 손상이 계속된다. 결국 최대한 일찍 발견해 관리하는 것밖에는 방도가 없다. 따라서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최소 1년에 1번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혈액검사에 나오는 신장 관련 수치는 변수가 많을 뿐 아니라 조기발견에 한계가 있어 반드시 추가적으로 SDMA검사를 받아야 한다. 신장기능은 사구체여과율로 평가하는데 SDMA는 사구체여과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기존에 신장기능지표로 쓰였던 크레아티닌수치는 신장기능이 75% 이상 소실돼야 상승하는데 SDMA수치는 신장기능이 40% 소실된 시점부터 또는 이르면 25% 소실된 시점부터 상승하게 된다. 때문에 만성신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려면 되도록 건강검진에 SDMA검사를 추가하는 것이 좋다.

만성신장질환은 단기간에 치료가 끝나는 단순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관리가 필요하다. 관리목표는 진행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서 탈수를 예방하고 적절한 처방사료·약물·보조제 등을 먹어야 한다. 관리는 빨리 시작할수록 오래 생존할 수 있기에 무엇보다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이 점을 명심하고 노령묘의 보호자라면 정기적으로 SDMA검사를 해보기를 권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