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특발성방광염의 주범은 ‘스트레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특발성방광염의 주범은 ‘스트레스’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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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는 하루 2~4회 정도 소변을 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우리집 고양이가 어느 날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데도 소변이 방울방울 나온다면 보호자는 그 낌새를 바로 눈치채야 한다. 하부요로계질환으로 통증에 시달리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하부요로계질환의 원인은 방광결석, 세균감염, 종양, 특발성방광염 등이 있는데 이 중 특발성방광염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특발성방광염은 대개 어린 연령의 수컷에서 자주 발견된다. 특발성방광염의 대표 증상은 ▲자주 소변을 보려고 한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이나 불편함을 호소한다 ▲혈뇨를 본다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배뇨 실수를 한다 ▲화장실에서 운다 ▲화장실에 너무 오래 있는다 ▲생식기를 심하게 핥는다 등이다.

그렇다면 방광염은 왜 생기는 것일까? 세균감염이나 결석, 종양 탓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이다. 이를 특발성방광염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수의학계에서는 가장 큰 원인을 ‘스트레스’로 보고 있다. 미용, 목욕, 이사, 중성화수술 등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이 고양이의 스트레스를 촉발한다.

잠시 고양이 방광의 구조를 살펴보자. 글리코사미노글리칸층은 방광조직이 소변에 닿지 않게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글리코사미노글리칸층이 손상돼 소변에 노출되면서 염증이 일어난다.

방광염에 걸리면 방광에 찌꺼기가 생긴다. 찌꺼기가 요도를 꽉 막으면 응급상황이 펼쳐진다. 소변을 전혀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신장은 소변을 계속 만들어낸다. 소변은 점점 차오르며 방광이 팽창한다. 이때 방광과 연결된 신장까지 소변이 차올라 팽창하면 급성신부전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고양이가 소변을 보지 못하면 바로 동물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방광염이 요도폐색으로 이어지는 응급상황은 주로 수고양이게서 나타난다. 수고양이는 요도가 요도구샘 주변에서 아래쪽 방향으로 꺾인다. 이때 요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방광찌꺼기가 잘 낀다. 수고양이에게 요도폐색이 자꾸 발생하는 경우 요도가 좁아지기 시작하는 부분부터 잘라내 회음부에 새로운 요도구멍을 만들어주는 회음요도루성형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특발성방광염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고양이 습성상 물을 적게 마시고 농축된 배뇨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평소 물을 자주 마시게 유도해야 한다. 또 반려묘가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운동에 신경써야 한다. 과체중 상태의 고양이는 비교적 특발성방광염에 걸리기 쉽다. 과체중이 운동기능을 떨어뜨리고 소변이 나가는 통로를 좁게 만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특발성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에 유의해야 한다. 매일 2~4회 15분씩 사냥놀이를 해서 스트레스를 풀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캣타워나 캣티오를 통해 주거환경을 더 재밌는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특히 다묘가정에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고양이는 습성 자체가 단체생활을 하지 않는 동물이기에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키우는 고양이보다 화장실 개수를 하나씩 더 만들어주는 것이 좋고 화장실을 분산해 배치해야 한다. 서열이 낮은 고양이도 마음 편히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방광염은 스트레스에 무척 취약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평소 편안하고 건강한 가정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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