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움 이상의 고통…‘만성두드러기’,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가려움 이상의 고통…‘만성두드러기’,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0.05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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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장애, 불안·우울감으로 삶의 질 낮아
증상 조절 어려운 경우 면역억제제 효과
증상 간과하지 말고 적극 치료 나서야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두드러기는 가려움 이상의 고통으로 삶의 질이 매우 낮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는 만큼 환자 스스로도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적극 치료에 나서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10월은 세계 두드러기의 날(1일)이 있는 달이다. 두드러기는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피부질환으로 누구나 일생에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다. 실제로 전 인구의 20% 정도가 한 번은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두드러기는 잠깐 스쳐 지나가는 가벼운 질환이 결코 아니다. 원인이 명확하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호전되는 급성두드러기도 있으나 원인을 알기 어렵고 증상이 지속되는 만성두드러기도 있기 때문이다.

두드러기는 피부가 붉거나 흰색으로 부풀어오르고 심한 가려움을 동반하는 피부질환이다. 처음 발병 후 6주를 기준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6주 이내 증상이 호전되면 급성두드러기, 6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만성두드러기로 진단한다.

특히 만성두드러기는 오랫동안 증상의 재발·악화를 반복하며 삶의 질을 떨어뜨려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한 해외연구에 따르면 만성두드러기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수면장애나 불안감,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가 약 2배 높았으며 장기간 계속되는 증상으로 업무수행능력은 일반인 대비 약 2배가량 낮았다. 갑작스런 증상악화는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으로 이어져 환자들의 경제적부담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10명 중 6명은 예기치 않은 입원으로 결석이나 결근한 적이 있으며 치료과정에서 소득감소를 경험하고 있었다.

물론 만성두드러기도 증상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약물은 두드러기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이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김혜성 교수는 “항히스타민제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 생물학적제제인 오말리주맙 또는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프린 등을 3차치료제로 사용해볼 수 있다”며 “두드러기가 급격히 악화돼 빠른 증상 조절이 필요한 경우 단기간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말리주맙은 4주에 한 번씩 투여하는 주사제로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 만성두드러기환자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고려되고 있다. 유럽 가이드라인에서는 사이클로스프린과 같은 면역억제제보다 오말리주맙 사용을 우선 권고하고 있으며 국내 가이드라인에서도 항히스타민제가 듣지 않는 만성두드러기환자에서 오말리주맙 추가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김혜성 교수는 “오말리주맙을 통해 두드러기가 완전히 좋아진 경우는 72.7%, 부분적으로 좋아진 경우는 17.8%로 실제 현장에서의 치료효과가 임상시험결과보다 더 좋게 나타나고 있다”며 “두드러기가 일단 조절되면 투여기간을 조금씩 늘려볼 수 있고 주사를 중단하고 난 후 다시 치료를 시작해도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다른 약제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환자들에게 부담이 크다는 것. 게다가 만성두드러기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 낮아 많은 환자가 낮은 삶의 질을 경험하면서도 면역조절제 치료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실제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예영민 교수팀 주도로 진행된 국내 다기관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성자발성두드러기환자들은 질병 중증도가 높은 편이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중증인 경우에도 1, 2차 치료에 머물렀으며 짧게는 1년 이내 길게는 8년 이상 지속되는 두드러기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만성자발성두드러기환자 500명 중 47%(235명)가 질병 중증도에서 중증의 질병활성도를 보였는데 지난 6개월간 1차 치료(항히스타민제) 또는 2차치료(고용량항히스타민제 및 H2길항체 또는 항류코트리엔제 추가)를 받은 환자는 60%인 반면, 3차치료(면역조절제 추가)를 받은 환자는 40%에 그쳤다. 상당수의 환자가 증상이 있는데도 여전히 1차 또는 2차 치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증환자 중 56%가 1차 또는 2차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영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는 급성두드러기와 달리 오랜기간 증상이 반복돼 삶의 질이 낮다”며 “환자 스스로도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적극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드러기는 몸 어디에나 생길 수 있으며 피부증상은 보통 3~4시간 이내 사라졌다가 다시 다른 자리에 생긴다. 하지만 눈 주변이나 입술이 퉁퉁 붓는다면 혈관부종이 동반된 경우로 가려움보다는 따갑거나 화끈거릴 수 있다. 심하면 복부통증, 메스꺼움, 구토 등의 소화기증상이나 쉰목소리,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증상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때는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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