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두드러기는 중증질환…치료제 접근성 높여 적극 관리하게 해야
만성두드러기는 중증질환…치료제 접근성 높여 적극 관리하게 해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0.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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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만성두드러기 치료 접근성 개선’ 기자간담회 개최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만성두드러기환자의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환의 심각성과 녹록지 않은 치료환경을 널리 알렸다. 예영민 교수가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만성두드러기의 치료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만성두드러기는 6주 이내 호전되는 급성두드러기와 달리 수년간 재발과 악화를 반복,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하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을뿐더러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마저 높아 환자들의 부담이 큰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세계 두드러기의 날(10월 1일)이 있는 10월을 맞아 오늘(5일) ‘삶의 질 위협하는 만성두드러기, 치료 접근성 개선을 논하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지영구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두드러기는 의사도, 환자도 웬만큼 치료하면 좋아진다고 가볍게 생각하지만 만성두드러기환자들은 정말 지긋지긋해 죽겠다고 얘기할 만큼 부담이 크다”며 “오늘 자리는 만성두드러기의 심각성과 환자들의 낮은 삶의 질을 알려 이들이 지속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고 말했다.

지영구 이사장은 만성두드러기는 잠깐 치료하면 좋아지는 가벼운 질환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날 현장에는 만성두드러기환자의 고충을 최일선에서 접하는 전문가들이 참석해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먼저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예영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의 질병 부담과 낮은 삶의 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예영민 교수에 따르면 만성두드러기는 기본적으로 6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며 약물치료를 하면 조금 좋아지는 것 같다가도 치료약을 중단하면 일상적인 자극에도 증상이 재발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실제 환자들은 평균 3~5년간 치료를 이어가야 하며 중증도가 심한 경우 10년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려움을 넘어 여러 가지 동반질환이 뒤따라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하다.

예영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의 질병 부담과 실제 환자들이 겪는 심각한 삶의 질 저하에 대해 설명했다.

예영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는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질환, 불안, 우울, 수면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며 “특히 증상이 심한 중증환자는 아토피피부염과 건선환자만큼이나 삶의 질이 낮고 수면장애가 심해 업무수행능력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중증도가 높은 만성두드러기환자 삶의 질은 중증아토피피부염환자와 비슷한 0.7점에 그쳤으며 중증건선과 비교분석한 연구에서는 중증만성두드러기환자의 ▲불안 ▲우울 ▲수면장애지수가 중증건선환자보다 모두 높았다.

예영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는 모든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최근에는 소아와 노인 연령에서 증가세가 뚜렷해 안전한 약물치료가 더더욱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장윤석 총무이사(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의 치료단계에 대해 설명하며 치료제 접근성 확대를 위한 정책 개선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만성두드러기는 기본적으로 가려움 등 여러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표준치료제로 사용한다. 하지만 환자별로 중증도가 다르며 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제를 조절해야 한다. 1차치료제로 항히스타민제를 적용해도 조절이 어려운 환자는 2차 치료제로 용량을 증량해 고용량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할 수 있다. 고용량 항히스타민제로도 조절이 어려운 경우 3차 치료제로 사이클로스포린 등 면역억제제나 오말리주맙 같은 생물학적제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오말리주맙은 4주에 한 번 투여하는 주사용 생물학적제제로 2014년 FDA에서 항히스타민제에 듣지 않는 만성특발성두드러기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는 2017년 9월 승인됐다. 이에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 만성두드러기환자에게 우선적으로 오말리주맙을 권고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급여를 적용해 보다 많은 환자에게 치료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급여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들의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좋은 치료제가 있어도 선뜻 사용하기 어려운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발표된 국내 리얼월드연구에 따르면 6개월 이상 항히스타민제 치료로 조절이 되지 않는 중등도 및 중증두드러기환자 중 55.8%가 항히스타민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윤석 총무이사는 국내 만성두드러기 치료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장윤석 총무이사는 “만성두드러기환자의 심각한 삶의 질을 고려할 때 경제적인 부담 등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치료제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 국내 치료환경은 개선돼야 마땅하다”고 피력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알레르기내과 최정희 교수는 “면역억제제가 안전하다고 하지만 콩팥기능 등이 악화될 수 있어 기저질환을 안고 있는 노인 환자들에게는 위험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오말리주맙 같은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어도 경제적 부담 등으로 쉽게 권할 수 없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분당차병원 알레르기내과 김미애 교수 역시 “두드러기는 충분히 일상생활을 하면서 조절 가능한 질환으로 증상이 오랜기간 지속되는 만성두드러기에서는 더더욱 안정적인 치료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증도 구분 없이 두드러기가 하나의 질병코드로 분류되고 있는 점도 지적됐다. 장윤석 총무이사는 “만성두드러기가 장기적으로는 중증질환으로 분류돼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경감해주는 제도를 통해 적절한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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