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치매라 불리는 인지기능장애, 늦추는 방법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치매라 불리는 인지기능장애, 늦추는 방법은?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0.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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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강아지도 치매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반려동물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내 눈에는 마냥 아이 같아 보이기 때문에 보호자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하면 적잖이 당황한다. 하지만 강아지의 시간은 쏜살같다. 요즘은 반려동물이 오래 살 수 있게 된 만큼 노령질환도 늘어나게 됐다. 이 때문에 반려동물 치매에 대한 필자의 개인적인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함께하는 보호자의 심적 고통이 유달리 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사람의 치매와 비유되는 이 질환의 정식명칭은 ‘인지기능장애증후군(Cognitive Dysfunction Syndrome, CDS)’이다.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은 나이가 들어가며 인지저하를 겪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고양이보다 강아지에게 발병률이 훨씬 높다고 알려졌다. 연구조사결과 노령견의 70%가 치매증상 중 한 가지를 보인다. 또 11~12살인 강아지는 28%, 15~16세인 강아지는 68%의 비율로 발병한다고 보고된다.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사회적 상호작용: 보호자가 집에 들어와도 반기지 않거나 좋아하던 놀이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불안: 무서워할 일이 없는데도 공격성을 드러내거나 분리불안증세를 보인다. ▲방향감각 상실: 문의 방향을 잘 찾지 못해 경첩 쪽에서 서성거리거나 멍하니 벽을 바라본다. ▲수면주기: 수면시간이 줄고 밤에 깨어 있거나 짖으며 어슬렁거린다. ▲활동성: 무기력한 모습이 늘어나며 외부에 대한 반응이 감소한다. ▲배변실수: 말 그대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의 초기증상은 경미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일반적인 노화증상 이상으로 점점 악화한다. 이 질환은 퇴행성이기 때문에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식이관리와 운동, 약물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견이 의심증상을 보이면 동물병원에 방문하도록 한다. 수의사는 보호자와 문답식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반려동물의 인지능력을 평가한다. 따라서 보호자는 평소 반려견의 행동이나 건강에 대한 자세한 이력을 수의사에게 전달해야 한다. 증상 특성을 미리 메모해 두거나 촬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의사는 인지장애증후군 진단을 내리기 전 다른 신체이상과 관련증상이 있는지 하나씩 구분하고 배제한다. 필요시 혈액검사와 영상진단검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인지기능장애로 진단이 내려지면 질환을 관리할 수 있는 약과 보조제를 처방한다.

만약 인지기능장애증후군 진단을 받았다면 가정 내에서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앞서 언급했듯이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먼저 건강하고 활동적인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인지기능 저하의 진행을 늦추는 것에 도움이 된다. 일상적인 운동이나 놀이를 통해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을 잊지 말자.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이요법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를 진행할 때는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해 전문의약품을 투여,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을 증진해야 한다. 항산화제가 든 사료나 영양제를 먹이면 인지기능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제 투여가 뇌신경에 아밀로이드플라크 축적과 뇌세포 사멸을 억제해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반려견의 이상행동을 혼내거나 보호자 스스로 자책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이는 반려동물을 더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서로의 애정을 나누며 끝까지 함께 좋은 추억을 쌓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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