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갑작스러운 안구통증, 알고 보니 목욕 때문에?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갑작스러운 안구통증, 알고 보니 목욕 때문에?
  • 한명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안과 과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0.11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명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안과 과장
한명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안과 과장

날씨가 좋아지면서 강아지와 산책하는 보호자들이 많아졌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갑작스러운 눈의 통증과 눈물, 눈곱이 많이 끼는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보호자에게 꼭 물어보는 사항이 바로 “최근에 목욕, 샴푸 하셨나요?”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샴푸나 비누성분들은 대부분 계면활성제가 들어가 있어 세포표면을 벗겨낼 만큼의 세정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계면활성제가 눈에 들어가게 되면 각막이나 결막의 세포표면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계면활성제 제품 중 세정력을 높이기 위해 알칼리성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많은데 이는 곧 조직 내 침투력이 높아지게 돼 더욱 큰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약산성 또는 중성으로 된 샴푸라도 계면활성제가 포함돼 있어 눈 근처를 씻어줄 때는 샴푸성질과 무관하게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각막 궤양
(왼쪽부터)일반적인 각막궤양, 상피가 벗겨지는 각막궤양(Veterinary Ophthalmology, 6th Edition).
손상된 각막의 모식도(Slatter's Fundamentals of Veterinary Ophthalmology, 6th Edition).

계면활성제로 인해 각막이 손상됐다면 각막 가장 바깥쪽의 세포층인 상피세포가 탈락하는 광범위한 각막의 궤양화가 발생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점차 각막손상이 깊어져 매우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다. 특히 벗겨진 상피세포 아래의 두꺼운 기질층세포의 경우 회복이 매우 어렵다. 또 계면활성제 용액의 저류위험이 있어 지속적인 각막손상을 유도하고 면역력을 약화할 수 있다. 따라서 비교적 회복속도가 빠른 상피세포가 다시 자라나 각막기질층을 보호해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계면활성제 노출로 인한 각막손상은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하지만 목욕 후 증상이 발생했는데 바로 동물병원 방문이 힘들다면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좋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멸균된 생리식염수와 같이 눈에 통증을 주지 않는 깨끗한 용액을 넉넉히 흘려주며 눈 표면에 묻어 있는 남은 계면활성제를 씻어내는 것이다. 수돗물 등의 깨끗한 물을 눈에 흘려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첫째 방법은 일반가정에서 쉽게 할 수 없다. 또 수돗물은 잔류한 염소가 있을 수 있고 삼투압 등으로 눈 표면의 생리상태와 상이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른 시간 내 동물병원을 방문하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