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마약소비국가로 떠오른 ‘한국’
주요 마약소비국가로 떠오른 ‘한국’
  • 이원국 기자·심예은 인턴기자 (desk@k-health.com)
  • 승인 2023.10.11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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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신간]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
양성관 지음/히포크라테스/368페이지/1만8000원
양성관 지음/히포크라테스/368페이지/1만8000원

마약 관련 사건이 연일 뉴스 1면을 장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의 침투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 2018~2020년 단 2년 사이에 국내 마약사범수는 50% 가까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최대 30배로 추산하는 암수범죄율까지 더하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19세 이하 마약사범수는 2022년 48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2011년보다 약 12배 늘어났다. SNS나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마약에 노출되는 연령도 낮아졌다.

실제로 아편, 코카인, 헤로인, LSD, 엑스터시, GHB, 야바 같은 불법 마약류부터 페티딘, 펜타닐, 졸피뎀, 프로포폴, 펜타민 같은 의학적 사용이 가능한 마약류까지 우리나라 깊숙이 침투해 있다.

■마리화나부터 코카인, 헤로인, 펜타닐까지

한 번 마약에 손을 대면 효과가 더 강한 약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시간문제다. 저자는 마약중독이 감옥, 응급실, 약물과용으로 인한 사망 또는 자살로 이어지는 참혹한 과정을 설명한다.

맥주를 마시는 사람은 소주, 와인, 다양한 술을 더 쉽게 시도하는 것처럼 가볍게 손댄 마약성진통제나 대마에서 LSD, 엑스터시, 코카인을 거쳐 헤로인, 펜타닐로 이어지는 중독 코스에는 그야말로 탈출구가 없다고.

만일 마약을 하고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마약은 일단 투약을 시작하면 뇌에서 강력한 화학작용을 일으켜 개인의 의지만으로 끊을 수 없다. 강한 중독성 때문에 전문적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것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2~3주 정도의 입원치료가 필요하고 이후에도 외래치료가 필수다. 약을 끊고 1년 정도 지나면 손상된 뇌와 신경구조가 어느 정도 회복된다.

■정치적 논쟁은 그만…실질적인 대응책 필요

이 책의 저자는 가정의학과에서 15년간 환자를 진찰해 온 의사로 마약 중독환자 진료경험과 각종 통계와 지표, 연구자료를 통해 마약 산업의 다양한 측면을 살펴봤다.

저자는 정치적 논쟁에서 벗어나 마약문제에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자는 현재 마약중독자 치료를 위한 치료보호사업 예산이 턱없이 적게 책정돼 있고 마약중독확산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정부에 강력히 경고하는 한편, 마약중독자를 범죄자로만 또는 환자로만 규정하는 불필요한 이념전쟁을 멈추고 마약산업을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책에 실린 마약중독자들의 실제 사례와 증언도 경각심을 환기한다. 저자는 “국내에서 일어나는 마약밀수와 유통, 판매를 강력하게 단속하고 처벌해 공급을 줄여야 한다”면서 마약에 경각심을 기르는 교육과 마약치료를 위한 실질적 예산 필요성을 거듭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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