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유치와 영구치의 불편한 동거 ‘잔존유치’, 방치는 금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유치와 영구치의 불편한 동거 ‘잔존유치’, 방치는 금물
  • 신성우 화성 병점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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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신성우 피어프리 중점진료 동탄 블루베어동물병원 대표원장​

어린 시절 우리는 부모님 손에 맡겨져 유치를 뽑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강아지 또한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자라난다. 이 과정에서 깜짝 놀라는 보호자들이 있다. 강아지 또한 유치가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잇몸에 출혈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치가 빠져서 나는 피는 금방 멈추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강아지의 유치는 총 28개로 3~4주령에 나기 시작해 2~3달에 걸쳐 조금씩 자라다가 성장을 멈추게 된다. 생후 4개월 전후에는 유치가 모두 자란다. 유치는 영구치보다 작고 날카로운 모양을 띠고 있다. 영구치는 유치보다 크고 뭉툭해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유치가 빠지는 이갈이 시기에는 잇몸이 간지러워 입에 물건을 물고 깨물려고 한다. 이때는 껌처럼 씹을 거리를 주거나 터그놀이를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유치가 빠지면서 입 냄새나 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갈이 시기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참고로 유치가 빠져도 워낙 작아서 발견하기 어렵고 강아지가 삼키는 경우도 더러 있다. 강아지가 삼킨 유치는 대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유치가 빠지지 않으면 영구치와 이중치열을 이루게 돼 반려견 구강에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다. 이것을 잔존유치라고 부른다. 고양이보다 강아지에게 더 흔하며 대형견보다는 소형견에게 발생하기 쉽고 유독 뿌리가 깊은 송곳니에서 자주 발생한다. 잔존유치 또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앞니 유치는 보통 영구치 바깥쪽에 위치하며 송곳니 유치는 영구치 뒤쪽에 있다.

잔존유치가 있다면 유치 때문에 영구치가 나오지 못할 수 있다. 유치와 영구치 사이가 가깝기 때문에 두 치아가 마찰을 일으켜 치아표면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음식물이 잘 껴 치석이 생겨 치은염 및 치주염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심하게는 부정교합이 나타나고 또 잔존유치가 부러지면 치수염이나 치근단농양으로 이어지기 쉬워진다. 치근단농양이 심하면 안면부까지 염증이 번져 눈과 입 사이의 피부가 혹처럼 부어오르기도 하니 반려견이 느끼는 통증도 심각하다.

이 때문에 강아지가 1살 이내로 어릴 때 유치가 남아있게 되면 발치해주는 것이 좋다. 보통 중성화수술을 할 때 수의사가 강아지의 잔존유치를 발견하면 이왕 마취하는 김에 잔존유치 발치도 함께 하자고 권유한다.

보호자가 강아지의 잔존유치를 방치할 때도 있다. 자연스럽게 빠질 거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흔치 않다. 잔존유치가 보인다면 위에 언급한 질환들을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발치해주는 것이 좋다. 우리 강아지의 입안을 잘 살펴보고 혹시라도 잔존유치가 보인다면 꼭 수의사와 상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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