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학의 현재와 미래 ‘한눈에’
피부과학의 현재와 미래 ‘한눈에’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3.10.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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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피부과학회, 21~22일 ‘제75회 추계학술대회’ 개최
대한피부과학회가 오늘(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75회 추계학술대회’의 막을 성공적으로 올렸다.

대한피부과학회가 오늘(21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제75회 추계학술대회’의 막을 올렸다.

22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자유연제  ▲전문가 강연 ▲심포지엄 등 다양한 학술프로그램이 진행돼 각 분야의 전문지식부터 임상경험, 노하우를 보다 폭넓게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학술대회 준비를 총괄한 최국주 대회장은 “젊은 피부과전문의들부터 연륜이 깊은 시니어 전문의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학술적 지식을 교류할 수 있도록 다채롭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며 “회원들의 역량 향상뿐 아니라 피부과학 발전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남성형탈모의 기전과 특징을 먼저 설명함으로써 현장의 이해를 도왔다.

피부건강은 국민의 관심이 높은 분야인 만큼 회원들은 주말도 반납하고 강연장을 꽉 메울 만큼 학구열을 불태웠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남성형탈모 치료에 쓰이는 두타스테리드계열 및 피나스테리드계열 약물효과를 비교한 논문을 소개하며 남성형탈모와 관련한 학술적 정보들을 풍성하게 전달했다. 전문가들은 임상현장의 경험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하면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남성형탈모의 치료 방향을 논의했다. 

젊은 피부과 전문의들의 자유연제 발표도 단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전북대병원 피부과 강태종 전공의는 ‘가발착용 전후 소아중증원형탈모환자 가족 삶의 질’을 주제로 한 설문연구결과를 발표, 현장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전북대병원 피부과 박진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대한모발학회가 공동 수행한 이번 설문연구는 전국 대학병원 피부과 방문 환자 중 원형탈모증 진단기준을 만족한 환아 40명(남아 12명, 여아 28명)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원형탈모증환아의 외톨이 성향 ▲원형탈모증환아의 삶의 질 지수 ▲원형탈모증이 가족에 미치는 영향 ▲가발구입 실태 및 가정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원형탈모증의 외톨이 성향은 중증탈모증환아의 평균점수(30.96)가 건강한 정상 소아 및 청소년의 점수(22.29)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가발착용 후 중증탈모환아의 외톨이 성향 평균점수는 22.68로 감소했다.

발표에 따르면 가발 착용 후 원형탈모증환아의 외톨이(은둔) 성향과 삶의 질 지수가 뚜렷하게 개선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고비용의 가발을 자체적으로 구입하고 있어 경제적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태종 전공의는 “이번 연구는 피부질환자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표준척도에 기반, 소아청소년만을 대상으로 중증원형탈모증환아의 은둔성향과 삶의 질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발 착용 후 은둔 성향과 삶의 질이 뚜렷하게 개선됐음을 밝혀 이들에게 가발은 단순 소품이 아닌 삶의 필수적인 치료보장구임을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원형탈모증환아들은 평균 2개의 가발을 구매해 사용 중이었으며 절반 가까이가 자부담으로 가발을 구입하고 있어 경제적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원형탈모는 대머리라고 불리는 남성형탈모와 전혀 다른 탈모 유형이다. 동전모양의 털 빠짐이 부분적으로 생기지만 여러 군데 합쳐져 머리 전체가 빠지거나 전신의 모든 털이 빠지는 형태로 진행될 수 있으며 대부분 어릴 때 발생해 장기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무엇보다 탈모범위가 두피 전체 또는 전신을 침범하는 중증원형탈모증은 아동의 대인관계 형성, 사회성 발달 등을 방해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하지만 효과가 뛰어난 치료법이 없어 가발이 삶에 필수적인 치료보장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미국, 영국 등 일부 해외국가에서는 가발구입비 일부를 보조해주는 등 정책적 지원을 펼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가발구입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연구는 가발보장구제도 개선을 위한 근거자료로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이다. 

연구를 주도한 박진 교수는 “중증원형탈모환아와 가족들이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힌 만큼 이를 시작점 삼아 향후 정책적인 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박귀영 교수가 딸기코증상을 보이는 만성피부질환 주사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편 딸기코라 불리는 주사 역시 대중의 관심이 높은 만큼 해당 심포지엄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연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자신의 임상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며 주사의 최신 치료지견을 논의했다. 

레이저 심포지엄에서는 다양한 의료용레이저가 어떤 피부질환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집중 조명함으로써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레이저시장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한피부과학회 김유찬 회장은 “지난 78년간 회원들의 노력과 헌신을 통해 세계적인 학회로 발돋움했다”며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서로의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활발히 공유함으로써 역량을 한층 키우고 피부과 발전을 위한 협력 의지를 공고히 할 수 있길 바란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1945년 설립된 대한피부과학회는 피부질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과 적극적인 정책 제안을 지속하는 국내 의학분야 대표 학술단체이다. 최근에는 영문 공식학술지 ‘Annals of Dermatology’가 SCIE(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에 등재되는 등 임상·연구·교육·홍보분야에서 고루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에는 세계모발학회를 성대하게 개최,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까지 우리나라의 연구성과를 알린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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