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샴푸했을 뿐인데 자꾸 눈 비비는 강아지… 원인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샴푸했을 뿐인데 자꾸 눈 비비는 강아지… 원인은?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0.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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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눈은 영혼의 창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리는 사람이나 강아지를 볼 때 그들의 눈동자를 가장 먼저 바라본다. 사람 눈도 아름답지만 강아지 눈동자를 보면 가끔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따라서 강아지 눈에 문제가 생긴다면 보호자는 당연히 걱정할 수밖에 없다. 강아지의 3대 안과질환으로 각막궤양‧백내장‧녹내장이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 간장 흔히 진단되는 강아지 각막궤양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각막은 눈의 가장 바깥쪽 표면에 있는 얇고 투명한 막이다. 여러 겹의 층으로 이루어져 바깥부터 상피·기질·데스메막·내피로 구성돼 있다. 빛을 안구 내부로 전달함과 동시에 눈 안의 구조물을 둘러싸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각막궤양은 각막이 찢기거나 탈락된 상태를 일컫는다. 다시 말해 눈 표면에 흠집이 나는 외상이다. 각막두께는 매우 얇아서 상처깊이에 따라 심각성이 달라진다. 상처깊이가 얕으면 표재성각막궤양, 깊으면 심층성각막궤양으로 불린다.

표재성각막궤양은 각막의 상피만 손상된 경우를 말한다. 겉면만 손상되고 감염되지 않았다면 약물치료만으로 금방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심층성각막궤양과 같이 각막 상피 안쪽까지 손상됐다면 한시라도 빨리 치료해야 한다. 데스메막이 하얗게 바깥으로 돌출되는 데스메막류가 확인되면 각막천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각막천공은 말 그대로 각막에 구멍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각막궤양은 ▲샴푸나 미용 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 눈으로 들어갔거나 ▲이물질이 눈으로 들어갔거나 ▲자라난 눈썹 또는 털이 눈을 자극하거나 ▲다른 동물과 싸우다가 발톱으로 눈을 긁혔거나 ▲스스로 눈을 비비다가 발톱으로 눈을 긁었거나 ▲산책 시 모래·나뭇가지에 눈이 긁혔거나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에 감염됐거나 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발생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쿠싱병·당뇨병과 같은 질병에 걸렸을 때 각막궤양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시추·페키니즈·치와와·퍼그와 같이 눈이 크고 튀어나와 있는 품종이 특히 각막궤양에 취약하다.

증상은 다음과 같다. ▲눈을 자주 깜빡이고 ▲눈을 잘 뜨지 못하며 ▲눈물을 많이 흘리고 ▲눈이 심하게 충혈돼 있거나 ▲식욕 또는 활동성이 떨어지며 ▲눈이 뿌옇게 보이고 ▲노란 눈곱이 많이 끼며 ▲앞발로 눈을 자주 비빈다. 이러한 증상이 반려견에게 보이면 동물병원에 가기 전까지 넥칼라를 씌워 추가 손상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반려견이 표재성각막궤양 진단을 받았다면 동물병원에서 처방한 안약을 잘 넣어주면 보통 7~10일 이내에 자연스럽게 회복된다. 하지만 심층성각막궤양 진단을 받았다면 합병증 및 통증완화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안약을 사용하거나 내복약을 복용할 수 있다. 각막손상이 너무 심해 섬유조직이 손상됐다면 결막이식·각막봉합 같은 외과적수술을 받아야 한다.

우리 반려견이 각막궤양 진단을 받았을 때 보호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넥칼라를 씌워 눈을 비비거나 긁지 않게 해야 한다. 산책과 목욕도 자제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처방한 약 이외의 안약을 보호자가 임의로 투약하면 안 된다. 만약 보호자의 개인적 판단으로 수의사가 처방하지 않은 안약을 투여하게 되면 회복이 지연되거나 증상이 되레 악화할 수 있다.

각막궤양은 초기에 발견하면 안약만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반려견이 눈을 가늘게 뜨거나 충혈돼 있고 지속해서 눈을 긁고 비빈다면 동물병원에 방문해서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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