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턱밑이 붓고 말랑말랑? ‘침샘류’ 의심하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턱밑이 붓고 말랑말랑? ‘침샘류’ 의심하세요!
  • 황인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외과 과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0.2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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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외과 과장
황인선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외과 과장

턱밑에는 몸의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절, 침을 생성하는 침샘, 혈관, 연부조직, 뼈, 치아 등 여러 구조물이 있다. 염증 및 종양이 생기거나 치아가 좋지 않거나 구조물로부터 혈액·침 등이 새어 나오면 고양이의 턱밑이 부어오르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상태를 만드는 원인 중 하나로 침샘류가 있다.

침샘류가 발생하는 원인은 현재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침샘 또는 침샘도관이 외상·이물·타석·종양 등으로 폐색되거나 파열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보통 침샘류는 고양이에겐 드물고 개에게 훨씬 빈번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수의학에 보고된 고양이 침샘류 케이스는 매우 제한적이다.

고양이는 침샘이 5개(턱밑샘·혀밑샘·귀밑샘·권골샘·하구치샘)인데 이 중 하구치샘을 제외한 네 가지 침샘에서 침샘류가 발생할 수 있다. 침이 주변조직으로 새어 나오게 되면 침샘 주변으로 모여 낭성구조물을 형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침주머니는 주변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크기가 작으면 털에 가려져 잘 확인되지 않다가 점점 커지면서 인식되는데 염증반응으로 고양이는 식욕과 기력이 떨어질 수 있고 고열이 동반될 때가 있다. 지속해서 침이 새어 나와 침샘류가 커지면 기도를 압박해 호흡곤란을 유발하기도 한다. 침샘류가 오래되거나 반복적으로 재발하면 염증이 더 심해지고 주위 조직과 유착되기도 한다.

고양이가 턱밑이 부으면서 위와 같은 증상을 동반해 동물병원에 방문하게 될 경우 신체검사로 부드럽고 유동적인 부종을 확인한다. 여러 영상검사를 통해 침샘 및 주변 구조물의 손상과 침샘주위의 액체를 포함한 구조물이 관찰되면 뽑은 액체가 침이 맞는지 세포검사로 확인하는 게 진단에 도움이 된다. 단 턱밑샘에서 분비하는 침은 점도가 매우 높아 어떤 경우에는 바늘로 뽑히지 않을 수 있다.

(좌)고양이 턱밑샘·혀밑샘 (우)침샘절제 후 침샘류에 고여있는 다량의 침과 주변조직의 염증
(왼쪽부터)고양이 턱밑샘·혀밑샘, 침샘절제 후 침샘류에 고여있는 다량의 침과 주변조직의 염증

침샘류가 진단되면 손상된 침샘을 절제하고 침샘류조직과 염증조직을 수술로 제거한다. 환자상태와 침샘류 종류에 따라 추가적인 배액을 위해 펜로즈(penrose)라고 불리는 배액관을 장착하기도 하며 낭성구조물의 일부를 절개해 구강으로 연결하는 조대술(marsupialization)을 실시하기도 한다. 필요하면 침샘조직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을 땐 반대쪽 침샘에서 침샘류가 발생하진 않는지 모니터링해야 한다.

고양이도 침샘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침이 누출될 땐 주변조직에 심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턱밑이 물렁물렁하게 만져지면서 점점 부풀어 오른다면 동물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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