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고양이 항문으로 장이 빼꼼…‘직장탈출증’ 치료법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고양이 항문으로 장이 빼꼼…‘직장탈출증’ 치료법은?
  • 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0.3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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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

어린 강아지나 고양이가 항문에서 장이 빠져나와 응급으로 올 때가 있다. 이렇게 항문에서 연결되는 대장인 직장 일부가 외부로 튀어나오는 질환을 직장탈출증이라고 부른다.

직장탈출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심각한 설사 ▲만성변비 ▲기생충감염증 ▲장염이다. 이밖에 요도폐색으로 인해 소변을 보려고 힘을 주다 장이 나오기도 하며 섭취한 이물이 변으로 빠져나오면서 장이 탈출하기도 한다. 난산이나 직장 또는 항문에 종양이 있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직장탈출증은 나오는 장의 정도와 환납 여부에 따라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배변하는 자세로 힘을 줄 때 소량의 장이 빠져나왔다가 자발적으로 들어가면 부분탈출증이라고 부른다. 반면 장이 항문 밖으로 완전히 나와 스스로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완전탈출증이라고 부른다.

부분탈출증은 대부분 튀어나온 장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면 장점막이 손상되거나 완전탈출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부분탈출증이 계속되면 탈출증 유발원인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완전탈출증은 튀어나온 장이 손상되거나 괴사할 수 있어 즉각 치료가 필요하다. 집에서 장을 넣어보려는 시도는 금물이다. 장이 더 심하게 손상될 수 있으니 반드시 동물병원에 와야 한다.

직장탈출증이 발생한 반려동물이 오면 일단 노출된 장의 상태를 살핀다. 장이 괴사하지 않았다면 장을 깨끗이 소독하고 부종을 가라앉히는 처치를 시행한다. 이후 장을 항문 안 원위치로 환납시키고 임시로 항문 일부를 조이듯이 봉합한다. 이때 항문을 완전히 막지 않게 주의하고 좁아진 항문으로 변이 나올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봉합은 5~7일 정도 유지한다. 이는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항문을 봉합하는 불편함을 꽤 긴 시간 감수해야 한다. 또 봉합을 풀었을 때 바로 재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처치는 6개월령 이하 어린 강아지와 고양이 또는 탈장 직후 바로 병원에 방문한 경우 꽤 높은 성공률을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발우려가 큰 방법이다. 봉합을 풀었을 때 재발하면 반복적인 봉합보다는 수술이 필요하다. 장이 괴사하지 않았지만 환납할 수 없거나 항문봉합을 풀고 나서 재발하면 수술이 권장된다. 개복해 장을 환납시키고 결장을 복벽에 고정하는 수술로 장이 빠져나가는 것을 예방한다. 만일 장이 괴사해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면 손상된 장을 자르고 장을 연결하는 문합수술이 필요하다.

탈장된 직장(왼쪽) ,결장을 복벽에 고정하는 수술(가운데), 수술 후 모습(오른쪽).

장에 대한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원인에 대한 진단과 치료이다.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장은 탈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원인에 해당하는 기생충감염을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구충해야 한다. 또 심한 설사나 변비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드물지만 전립선비대로 인한 배뇨문제로 탈장이 될 때도 있다. 소변보는 것을 힘들어하는 수컷 강아지라면 중성화수술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만일 반려동물의 장이 빠져나왔다면 탈출한 장이 쓸려 상처가 생기지 않게 주의하고 장이 마르지 않게 물에 충분히 적신 수건으로 항문 주위를 감싼 채 바로 동물병원에 오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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