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사율 높기로 악명 높은 고양이 전염성복막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치사율 높기로 악명 높은 고양이 전염성복막염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0.3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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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공포에 떨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우리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코로나19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니 모두 건강관리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고양이에게도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척 흔하다(사람에게 전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다르다). 길고양이는 70% 정도가 감염돼 있고 집고양이는 25% 정도가 감염돼 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가벼운 설사를 하거나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

문제는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 발생하는 전염성복막염(Feline Infectious Peritonitis, 이하 FIP)이다. 이 병은 치사율이 매우 높으며 고양이에게는 거의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로 변이될 가능성은 5% 미만이며 변이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유전적 소인의 문제일 거라는 추정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염성복막염은 이름과 달리 전염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전염성복막염바이러스로 변이되기 이전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높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분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특히 다묘가정에서는 화장실과 식기를 공유하게 되면 쉽게 감염될 수 있다. 2살 이하, 특히 생후 4~12개월 고양이에게 전염성복막염이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전염성복막염은 복강·흉강에 물이 차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습식과 건식으로 나눈다. 복강·흉강에 물이 차는 것을 습식이라 부르는데 복수가 차면 배가 부풀고 흉수가 차면 호흡이 빨라진다. 습식은 급성으로 진행되며 보통 환자가 한 달을 넘기기 힘들다.

건식은 습식보다 진행속도가 느리지만 8개월을 넘기기 어렵다. 습식보다 사례가 적은 편이며 눈·뇌·신장·간 등에 염증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예로 포도막염을 들 수 있다. 또 습식과 건식 상관없이 식욕저하, 발열, 설사, 구토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증상이 다양한 전염성복막염은 임상증상만으로 진단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혈액검사, 영상검사, 복수검사, PCR검사 등 여러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식으로 진단이 이루어진다.

전염성복막염은 공식적인 치료법이 없어 주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증치료로 다스리고 있다. 반려묘 상태에 따라 염증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약하거나 습식으로 몸 내부에 물이 찼다면 액체를 빼주는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고양이 전염성복막염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염성복막염 고양이 보호자들에게는 한 줄기 희망과 같은 소식이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정식으로 신약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도 예방이 최우선이다.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평상시 고양이를 예민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영양섭취에 신경을 쓰거나 면역력을 올려주는 보조제를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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