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생명 빼앗을 수 있는 종양,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생명 빼앗을 수 있는 종양,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 김정미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중증내과질환센터 과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1.0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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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과장
김정미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중증내과질환센터 과장

대부분의 질병이 그렇지만 특히 종양은 조기발견하기 매우 어렵다. 종양이 피부에 생겼다면 잘 보이겠지만 많은 종양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자라난다. 종양이 성장해서 증상이 나타날 정도가 되려면 상당히 커져야 하는데 그때는 이미 전이된 상태일 수 있다. 종양은 전이가 확인되면 치료하기 어렵고 기대수명도 많이 감소한다. 따라서 검진을 통해 미리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의무적으로 건강검진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라서 종양이 생긴 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때가 많다.

다행히 종양을 조기발견했다고 해도 환자가 잘 지내는데 치료해야 하는지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 종양은 양성인지 악성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보통은 문제 되는 종양조직을 떼어내 조직검사를 해야 확진할 수 있다. 양성이라면 대부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악성이라면 빠르게 증식하고 전이돼 환자를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암이라고 말하는 것이 악성종양이다. 따라서 종양이 의심되면 가능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수술로 제거해 조직검사를 보내는 방법을 주로 시행한다. 당장 진행하기 어렵다면 세침흡인술 등 다른 방법들도 있지만 조직검사만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이렇게 진단방법 자체가 침습적이기 때문에 진단조차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는 때가 많다. 언급했듯이 환자가 잘 지내는데 굳이 칼을 대서 검사를 해야 할까 하는 고민 때문이다.

암세포는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주변조직 및 장기에 침입, 종양덩어리를 형성한다. 원래 세포는 정상적으로 세포자체가 조절해 분열 후 성장하고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되면 스스로 죽음으로써 전반적인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여러 원인에 의해 세포자체의 조절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정상적으로는 죽어야 할 비정상세포들이 과다증식하게 된다. 이것이 악성종양이 되는 것이다. 항암제는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를 공격해 분열·증식하지 못하게 하는 약물이다. 즉 현재 세포가 분열하고 있지 않다면 항암제는 효과가 없게 된다.

암덩어리에 있는 암세포들은 사실 계속 같은 속도로 분열하지 않는다. 덩어리가 커지면 커질수록 성장속도는 느려진다. 성장이 멈추지는 않지만 처음에 작았을 때보다 활발히 분열하는 세포 수가 현저하게 감소한다. 따라서 이미 커진 종양세포는 항암제로 없앨 수 없고 외과적 절제가 가능하면 함께 진행해야 한다. 외과적으로 절제할 수 없는 경우 최근에 많이 시행되는 방사선치료가 해법이 될 수 있다.

암세포는 보이는 암덩어리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매우 작은 암세포들이 혈관을 따라 전신으로 돌아다니고 있다. 따라서 보이는 종양을 없앴다고 끝이 아니라 작은 세포들이 전이를 일으키는 것도 막아야 한다. 이때 항암제가 효과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항암제는 전신에 작용하기 때문에 돌아다니는 암세포 또는 매우 작아 보이지는 않지만 어딘가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작은 암덩어리를 죽일 수 있다.

사실 종양에 따라 수술이 아닌 항암제 투약을 1차치료법으로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이거나 항암제가 듣지 않는 종류의 종양이 진단되는 등 다양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적절한 치료방법은 상황에 맞춰 담당 수의사와 충분히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한다. 암은 어떤 종류든지 환자가 잘 지내고 있을 때 정기검진으로 조기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 가능한 빠르게 진단해 너무 커지기 전에, 전이가 되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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