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어린 고양이가 뒷다리 절뚝절뚝…외상없다면 대퇴골두 문제!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어린 고양이가 뒷다리 절뚝절뚝…외상없다면 대퇴골두 문제!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 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1.0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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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 센터장

한 살 된 수컷 코리안숏헤어 고양이가 2주 전부터 좌측 후지파행을 보이다가 증상이 양측으로 진행돼 병원을 방문했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지만 갑자기 움직이거나 놀기 꺼리는 것을 보호자가 발견해 방문했다.

신체검사에서 뒷다리 신전(뒷다리를 잡고 뒤로 쭉 뻗게 함) 시 통증을 보였다. 방사선검사 결과 양측 대퇴골 골단에 뼈흡수 의심부위가 나타났다. 더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CT검사를 진행했다. CT검사상 양측 대퇴골 골단의 뼈 흡수 외에도 변위가 확인됐다. 병원 방문 당시에는 병변이 뚜렷하지 않아 2주간 운동제한, 내복약처치 등 보존치료를 진행했지만 재진 시 변위가 뚜렷해 수술을 진행했다. 이후 고양이는 점진적으로 체중부하능력과 운동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 고양이가 외상 같은 특별한 사건 없이 갑작스러운 파행을 보인다면 대퇴골두골단분리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퇴골두골단분리증은 근위 대퇴골 골간단에서 대퇴골 머리 골단이 점진적으로 변위돼 벗겨져 분리되는 병이다. 이로 인해 파행을 보이게 되며 뚜렷한 사건 없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병은 고양이에겐 드물게 나타나는 편이다.

명확히 밝혀진 병리기전은 없지만 선천적 기형으로 성장판에 문제가 있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샴, 메인쿤, 코리안숏헤어에게 호발하며 12~24개월령의 어린 나이에 주로 나타난다. 이밖에도 비만, 중성화한 고양이에게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초기엔 다리를 절거나 드는 증상을 보이며 후지파행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수 있고 뒷다리를 움직일 때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다리를 쓰지 못하면서 해당 후지의 근위축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방사선상에서 대퇴부 근위 골간단의 뼈가 괴사, 소실된 부위에 방사선 투과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대퇴부 골간단의 재형성, 골경화가 나타나며 병이 진행할수록 골단부가 기계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대퇴골 목 부분이 변위되고 분리된다. 방사선상에서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면 CT검사로 해당 부위를 더 자세히 평가할 수 있다.

(왼쪽) 골반 방사선 복배상 이미지. 양측 대퇴골 목 부분의 골흡수 소견(→) 관찰됨. (오른쪽) 골반 CT 복배상 이미지. 양측 대퇴 골단부의 불연속성 및 변위(○) 관찰됨.
(왼쪽) 골반 방사선 복배상 이미지. 양측 대퇴골 목 부분의 골흡수 소견(→) 관찰됨. (오른쪽) 골반 CT 복배상 이미지. 양측 대퇴 골단부의 불연속성 및 변위(○) 관찰됨.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면 대퇴골두골목절단술(femoral head and neck osteotomy, FHNO)로 교정할 수 있다. 이 수술법은 고양이 대퇴골두골단분리증 외에도 강아지 고관절이형성증, 대퇴골탈구, 대퇴골두허혈성괴사증에서도 적용된다. 수술로 벗겨진 대퇴골두 부분을 제거한다. 해당부위 근육이 회복되면 점차 정상적인 보행을 회복할 수 있어 장기적인 예후가 양호한 편이다.

고양이의 대퇴골두골단분리증은 드물지만 환자의 삶의 질과 예후 향상을 위해 신속한 진단과 적절한 수술적 개입이 필요하다. 어린 고양이가 특별한 외상없이 뒷다리를 불편해하거나 파행을 보인다면 동물병원에 방문해 이를 진단, 치료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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