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조용히 진행되는 고양이 비대성심근증, 조기진단이 답!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조용히 진행되는 고양이 비대성심근증, 조기진단이 답!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1.1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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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지난 시간에는 강아지 대표 심장병인 이첨판폐쇄부전증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첨판폐쇄부전증은 초기증상이 없더라도 청진을 통해 조기진단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의 대표 심장병인 비대성심근증은 청진을 통해서도 밝혀낼 수 없다. 왜일까? 오늘은 고양이의 비대성심근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비대성심근증은 고양이에게 흔한 심장병이라 할 수 있다.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이 크다. 특히 메인 쿤과 렉돌이 취약하다. 페르시안, 아메리칸숏헤어, 스코티쉬폴드와 코리안숏헤어 등 유전적 요인이 입증되지 않은 품종에서도 비대성심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갑상선기능항진증, 만성신장병, 전신고혈압을 앓고 있는 고양이에게 비대성심근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비대성심근증은 좌심실 쪽의 심장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저번 시간에 언급했듯이 심장은 2심방 2심실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좌심실은 전신순환을 담당하고 있으며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좌심실 근육이 안쪽으로 두꺼워지면 어떻게 될까. 좌심실의 내부공간이 좁아지게 되면서 대동맥으로 혈액을 원활하게 보낼 수 없게 된다. 혈액을 전신에 공급하지 못하게 되면 기력저하 및 식욕부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정상적으로 나갈 수 없는 혈액은 뒤로 역류하게 된다. 역류한 혈액은 좌심방을 커지게 하고 좌심방이 담을 수 있는 혈액량이 넘어서게 되면 폐에 영향을 주게 돼 결국 폐수종 또는 흉수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호흡이 가빠지고 힘들게 숨을 쉬며 개구호흡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혈액을 다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좌심방에 혈액이 정체돼 혈전이 생기기 쉽다. 혈전은 심장에서 나와 대동맥을 타고 이동하며 주로 뒷다리로 가는 동맥을 막아 후지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뇌혈관을 막을 경우 급사할 수도 있다. 이렇게 폐에 물이 차거나 혈전증이 생기면 매우 응급한 상황이며 되도록 빨리 동물병원에 가서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비대성심근증은 이첨판폐쇄부전증과 같이 판막의 문제도 아닐뿐더러 심장근육이 두꺼워지는 것이기 때문에 청진해도 심잡음이 명확히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대신 심장근육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지나치게 나오는 단백물질을 검사하는 NT-proBNP검사를 통해 심장병 유무를 알 수 있다. 심장병이 비대성심근증인지 여부는 심장초음파로 알아낼 수 있다. 심장의 해부학적 구조와 혈액역류, 혈전유무 등 여러 가지를 직접 확인한 후 적절한 약물을 투여한다.

비대성심근증은 예방법이나 근본적 치료가 없어 완치보다는 증상개선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조기발견해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초기에는 식욕부진, 활력저하 등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눈치채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반려묘가 조금이라도 평소와 같지 않다면 동물병원에 방문해야 하고 정기검진으로 심장을 잘 관리해야 한다. 결국 정기적인 건강검진만이 말 못 하는 반려묘의 심장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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