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전기장판의 계절, 반려동물 저온화상 주의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전기장판의 계절, 반려동물 저온화상 주의보!
  • 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ㅣ정리·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 승인 2023.11.2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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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
이영선 안산 조이고양이병원 X 조이강아지병원 외과원장

반려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화상은 치명적이다. 반려동물이 뜨거운 물체나 불에 직접 데는 상황을 목격한다면 즉각적으로 동물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비교적 낮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저온화상은 초기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시간에는 저온화상의 발생유형과 응급처치, 치료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일반적인 화상은 1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 노출될 때 발생한다. 이에 비해 저온화상은 40~50도 정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돼 발생하는 피부손상을 뜻한다. 피부조직에 열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축적돼 온도를 상승시켜 발생하게 된다. 비교적 가벼운 피부염인 줄 알고 병원에 방문했다가 화상진단을 받는 때도 종종 있다. 특히 난방기구 사용이 늘어나는 겨울철에는 이러한 사례가 늘어난다.

반려동물 저온화상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전기장판이다. 우리 반려동물은 꼭 사람처럼 뜨끈한 곳에서 배 지지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보호자들이 있는데 이런 성향의 반려동물들은 특히 저온화상에 유의해야 한다. 강아지는 등보다 배 부위에 털이 적기 때문에 열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화상은 손상정도에 따라 1~4도로 나뉜다. 1도는 피부표층만 손상되며 발적, 수포, 통증을 유발한다. 2도는 피부표면 너머 조직부종과 염증을 동반하고 털이 쉽게 벗겨진다. 이 단계에서는 넓은 흉터가 발생할 수 있고 치료에 긴 시간이 걸린다. 3도 화상은 피부전층이 파괴된 상태이다. 피부가 갈색으로 변하고 털이 쉽게 탈락된다. 신경까지 파괴돼 1·2도 보다 오히려 통증을 덜 느끼기도 하지만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 4도는 매우 심각한 단계로 근육이나 뼈까지 손상된 단계를 의미한다.

화상이 발생하더라도 반려동물은 피부가 털에 덮여 있다 보니 피부 자체의 변화를 눈치채기 쉽지 않다. 특정 부위에만 탈모가 발생하거나 집착적으로 핥는 모습을 보인다면 털 너머의 피부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피부가 다른 부위보다 빨갛거나 진물이 난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화상을 직접 목격했다면 차가운 물로 화상부위를 식히거나 수건에 감싼 얼음을 화상부위에 대주는 것이 좋다. 이때 다친 부위를 비비거나 문지르는 등의 자극은 피해야 한다. 탈모가 발생하고 피부가 빨갛다고 모두 저온화상은 아니기에 직접 화상을 목격한 것이 아니라면 일단 다른 처치 없이 동물병원에 방문해서 진단과 처치를 받도록 하자.

동물병원에서는 일단 병변 부위의 털을 밀어 피부상태를 체크한다. 검진뿐 아니라 치료를 위해서도 삭모는 반드시 필요하다. 피부손상 정도에 따라 가벼운 외용제 처방부터 재건수술까지 다양한 치료가 진행된다. 가벼운 1도 화상을 제외하고 2도 이상의 화상에서는 초기에 괜찮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가 괴사되고 탈락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범위가 비교적 작다면 다양한 드레싱을 통해 2기유합을 유도하고 범위가 넓거나 피부변형으로 인해 기능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부위라면 피부재건수술을 하기도 한다. 여러 개의 피부재생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때도 있다. 약해진 피부를 통해 감염이 일어나면 피부치료가 어려워지는 것뿐 아니라 전신적인 패혈증 위험이 있기에 감염관리도 필요하다.

화상은 한번 발생하면 치료기간이 길고 반려동물이 느끼는 통증이 상당하기에 예방해 주는 것이 최선이다. 온열기구를 쓸 때는 펜스를 설치하는 등 최대한 반려동물이 접근할 수 없게 해야 한다. 실수로 버튼을 눌러 원치 않게 장비가 켜지거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갈 수 있기에 꺼져 있더라도 전원이 연결돼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전기장판 위에는 반드시 담요를 깔아 피부가 직접 열원에 닿는 것을 피해야 한다. 간혹 반려동물이 담요를 파고들어 매트 위에 자리 잡고 눕는 때도 있다. 따라서 온열기구 사용 시에는 반려동물의 위치를 잘 파악하고 저온화상에 주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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