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형견 파행 주범 ‘슬개골탈구’, 재발 막는 수술법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형견 파행 주범 ‘슬개골탈구’, 재발 막는 수술법은?
  • 채효준 24시 동탄 윌 동물의료센터(윌 동물병원) 외과원장│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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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효준 24시 동탄 윌 동물의료센터(윌 동물병원) 외과원장

슬개골탈구는 개를 키우는 보호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병명일 것이다. 슬개골은 무릎관절을 이루고 있는 구성요소 중 하나다. 유전적인 요인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으며 어린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 소형견은 주로 내측으로 탈구되는 경우가 많다. 슬개골탈구 증상은 보통 다리를 절거나 문제가 있는 다리를 들어 올리는 듯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슬개골탈구는 4가지 단계로 분류한다. 처음 문제가 발생한 이후 방치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후기 단계로 악화하기 쉽다. 단계를 구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기=관절가동에 문제가 없고 힘을 줘 슬개골을 압박하면 탈구되지만 다시 원래의 자리로 환납된다.

▲2기=다리의 전체적인 형태가 안짱다리처럼 보이면서 슬개골이 원래 자리로 들어가지 못한다.

▲3기=다리가 완연하게 O자 형태를 띠고 항상 슬개골이 탈구돼 있으며 원래 자리로 수납하더라도 바로 다시 탈구된다.

▲4기=슬개골이 탈구된 채 환납이 안 되고 보행 자체가 불가한 정도의 형태 이상을 보인다.

이 중 1기 슬개골탈구는 수술적 교정을 바로 지시하지 않는다. 수술이 지시되는 시점은 2~3기 사이이며 이 시기에 수술이 이뤄져야 가장 예후가 좋다. 4기부터는 이미 틀어진 무릎관절의 구조물들이 고착화돼 있기 때문에 수술적 교정을 시행하더라도 원하는 만큼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보행이 정상화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보호자들이 보통 수술을 결정하는 시기는 반려견이 다리를 본격적으로 절거나 불편감을 호소하는 때다. 이때는 이미 탈구 정도가 심해진 경우가 많다. 탈구양상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슬개골과 접촉하는 연골 면이 닳으면서 통증을 덜 느끼는 때도 있다. 이 경우 탈구는 점점 진행되는데 파행이나 통증 호소가 없어 보호자들이 수술시기를 놓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슬개골탈구수술의 기본적인 형태는 첫째, 대퇴골의 활차구 고랑 면에 대한 성형을 통해 슬개골이 환납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둘째는 경골의 조면을 외측으로 변위시키는 경골조면변위술(Tibial Tuberosity Transposition)로 내측으로 돌아간 슬개골 인대의 축을 바꿔준다. 셋째, 관절을 구성하는 외측의 조직을 중첩해 슬개골이 내측으로 돌아가려는 힘을 이완시켜준다.

이 중 본원에서 주로 사용하는 수술적 방식인 경골조면변위술은 슬개골탈구 재발을 방지하는 데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준다. 인대의 축을 슬개골이 탈구되는 반대의 방향으로 틀어주는 형태의 수술로 수술 이후에도 내측으로 슬개골이 재탈구되려는 힘에 대해 저항력을 가질 수 있다.

경골조면변위술의 수술 전후 모습

슬개골탈구는 흔히 발생하는 관절질환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는 일이 많다. 하지만 관절질환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술적 교정의 난도가 점점 올라가기 때문에 반려견이 보행을 비정상적으로 하거나 간헐적으로 통증을 호소하면 방치하지 말고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길 권장한다. 슬개골탈구는 간단한 신체검사와 방사선검사만으로도 확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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