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산책하다 픽 쓰러진다면? ‘폐고혈압’ 의심!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산책하다 픽 쓰러진다면? ‘폐고혈압’ 의심!
  • 조선인 24시 동탄 윌동물의료센터(윌동물병원) 내과원장│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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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4시 동탄 윌 동물의료센터(윌 동물병원) 내과원장

강아지가 갑자기 쓰러지거나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동물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원인은 신경계 문제, 대사적 문제, 심장병(부정맥) 등 다양하다. 그중 하나의 원인으로 폐고혈압이 있다.

폐고혈압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폐와 연결된 혈관의 압력이 증가하는 질환이다. 심장의 우측 부분은 폐동맥이라는 큰 혈관을 통해 폐 쪽으로 혈액을 전달하기 때문에 폐고혈압은 심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폐고혈압이 발생하면 우측 심장에서 폐 쪽으로 혈액을 원활하지 보내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심해지면 우측 심장이 커지고 심장근육이 두꺼워지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난다.

폐고혈압의 기전은 폐혈류 증가, 폐혈관 저항성증가, 폐정맥 압력증가로 분류할 수 있다. 반려동물은 폐고혈압이 일차적 원인이 되기보다는 기존에 있던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적인 결과일 때가 많다.

폐고혈압을 흔히 일으킬 수 있는 질환들은 심장사상충 감염, 폐 자체의 질환(폐섬유화, 만성폐쇄성폐질환), 폐혈전증 등이 있다. 특히 심장사상충에 심하게 감염되면 폐에 손상을 입어 심장사상충 치료 이후에도 폐섬유화가 발생해 폐고혈압이 생길 수 있다. 다른 질환이 확인되지 않은 몇몇 경우는 특발성으로 판단한다.

폐고혈압의 증상은 활력저하, 기침, 가쁜 숨, 실신 등이 있다. 특히 운동할 때 쉽게 지치고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운동할 때 갑자기 쓰러지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한다. 평소 잘 지내다가도 산책 도중 쓰러져 보호자들이 놀라 동물병원을 방문하기도 한다.

또 폐 쪽의 문제가 함께 있으면 혀가 파래지고 평소에 호흡을 힘들어할 수 있다. 더 심해지면 흉수나 복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폐고혈압과 폐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질환의 진행경과에 따라 나타날 수 있다.

폐고혈압은 심장초음파검사로 진단한다. 심장초음파검사는 비침습적이며 일반적으로 마취나 진정이 필요하지 않아 가장 쉽게 접근이 가능한 방법이다. 단 초음파와 관련해 숙련된 수의사가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추가로 청진상 심잡음이 확인될 수 있으며 방사선상 심비대, 혈관확장 소견이 관찰될 수 있다.

폐고혈압을 치료할 때는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폐렴이 있다면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하고 심장사상충이 있다면 심장사상충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만성적으로 진행됐다면 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

따라서 반려동물이 의심증상을 보인다면 일시적인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빨리 동물병원에서 검사하는 것이 병의 진행을 막는 방법이다. 만성으로 진행됐거나 일차적인 원인의 치료가 어려우면 폐동맥혈관확장제와 같은 약물을 복용하고 산소치료, 운동제한 등으로 증상이 재발하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

주기적으로 초음파, 혈압, 산소포화도, 혈액검사 등 검사를 진행하면서 폐고혈압의 진행경과를 확인하고 상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고혈압의 예후는 기저질환의 유무, 기저질환의 심각도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초기에 잘 치료받고 필요 시 약물의 도움을 받는다면 장기간 잘 지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미 많이 진행됐다면 치료반응이 좋지 않고 삶의 질이 떨어지며 간혹 급사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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