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고양이 ‘다음다뇨(多飮多尿)’, 병에 걸렸다는 SOS!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고양이 ‘다음다뇨(多飮多尿)’, 병에 걸렸다는 SOS!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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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모든 질환은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하지만 증상이 너무 미미해 보호자가 한눈에 알아차리기 어려운 질환도 많다. 수의사들이 건강검진을 강조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을 통해 반려동물의 이상증상을 바로 알아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다음·다뇨가 대표적인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알아보고자 한다.

다음다뇨란 물을 많이 마시고(다음) 소변을 많이 배출(다뇨)하는 것을 일컫는다. 특히 노령의 반려동물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 소변을 많이 보게 하는 질환에 걸렸을 확률이 높다. 많이 배출하면서 보상성으로 다시 많이 마시게 되는 패턴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쿠싱증후군)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은 부신피질에서 코르티솔이 과다분비되는 질환이다.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지나치게 분비되면 몸에서 필요한 양분과 물을 정상보다 더 많이 소비해 수분과 영양분이 부족해진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쿠싱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Polydipsia) ▲다뇨(Polyuria) ▲다식(Polyphagia) ▲헥헥거림(Panting) ▲복부팽만(Pot-belly)이다. 전신의 대칭성 탈모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주로 몸통의 털이 빠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혈관이 다 보일 정도로 피부가 얇아지기도 한다.

■만성신장질환

만성신장질환은 신장기능을 차츰 잃어버리는 질환이다. 신장은 노폐물배출, 요농축(소변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몸에 필요한 수분을 재흡수)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데 이 중 요농축 기능이 떨어지면 나타나는 증상이 다음다뇨이다. 요농축 능력이 떨어지면 묽은 소변을 많이 배설하며 이를 보상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노폐물배출 기능이 떨어지면 요독증이 일어나는데 요독증 증상으로는 구토와 입에서 나는 암모니아냄새 등이 있다. 또 신장은 골수가 적혈구를 만들어내도록 자극하는 호르몬인 ‘에리트로포이에틴’을 생성하는데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적혈구가 부족해지면서 빈혈이 일어난다.

■자궁축농증

자궁축농증은 자궁에 세균이 증식해 고름이 차는 질환이다. 노령의 비중성화 암컷 강아지에게 호발한다. 혈류로 방출된 세균독소는 신장에 영향을 끼친다. 신장이 항이뇨호르몬에 반응하는 능력을 떨어뜨려 요농축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면서 소변을 많이 보게 된다. 자궁경부 개패 여부에 따라 개방형과 폐쇄형으로 나뉜다.

개방형과 폐쇄형 모두 발열, 구토, 설사, 기력저하,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보인다. 폐쇄형은 자궁에 고름이 계속 쌓여 배가 나올 수 있고 개방형은 자궁 안 고름이 질로 배출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인슐린 이상으로 당이 사용되지 못하고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당뇨병도 다음·다뇨 증상이 나타난다. 소변을 조금씩 자주 보는 빈뇨와의 차이를 알아두면 더욱 좋다. 소변의 양이 많지 않은데도 화장실을 들락날락한다면 방광염·방광결석·요도결석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노령 강아지, 고양이가 다음다뇨를 보인다면 질환의 신호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려동물이 평소보다 많이 마시고 많이 싼다면 꼭 수의사를 찾아 원인을 밝히고 치료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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