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기름진 음식 많은 설 명절…강아지 ‘췌장염‘ 주의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기름진 음식 많은 설 명절…강아지 ‘췌장염‘ 주의보!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안훈영 기자 (h0ahn@k-health.com)
  • 승인 202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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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곧 있으면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떡국을 끓이고 전을 부치거나 고기를 굽는 등 맛있는 음식들을 만들어 상다리가 휘어지게 차릴 것이다.

이때 반려견은 가만있지 못할 것이다. 보호자들은 강아지의 애절한 눈빛을 이겨내야 하지만 반려견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설 연휴가 지나면 기름진 음식을 먹고 췌장염으로 동물병원을 찾는 강아지들이 급격히 많아지곤 한다. 오늘은 강아지가 췌장염에 걸리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보자.

췌장은 위, 간, 십이지장과 인접한 장기다.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능과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기능의 역할을 맡고 있다. 췌장은 소화효소를 분비해 소장으로 보낸다. 소화효소는 췌장에서 비활성상태로 생성된 후 소장에 거의 도달해서야 활성화상태가 돼 소화를 시작한다. 그런데 소화효소가 췌장에서부터 조기에 활성화되면 췌장조직을 분해하고 이로 인해 염증이 생긴다. 췌장 자기 자신을 소화하는 셈이다. 이것을 췌장염이라고 부른다.

췌장염에 걸린 강아지는 구토, 설사, 무기력, 식욕부진 등의 모습을 보인다. 무엇보다 복통이 심해 배에 힘을 잔뜩 준다. 복통을 완화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듯이 뒷다리를 세운 채 머리와 앞다리를 바짝 낮추는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또 심한 경우 체온이 상승하기도 한다. 특히 ▲코커스패니얼 ▲미니어처 슈나우저 ▲푸들 ▲요크셔테리어가 췌장염에 취약하다.

췌장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며 급성췌장염은 고지방식을 먹었을 때 발생할 확률이 높다. 만성췌장염은 갑상선기능저하증, 쿠싱증후군, 당뇨병 같은 다른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발병가능성이 커진다. 또 급성췌장염을 보호자가 눈치 채지 못하고 방치하면 만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췌장조직이 변성되기 때문이다.

급성췌장염은 외분비기능의 손상으로 염증이 다른 장기로까지 확장될 수 있으며 염증의 혈관수축 성분이 전신으로 퍼져 증상이 나타난다. 심지어 급성췌장염은 간세포 괴사, 폐부종, 신부전, 저혈압, 혈관 내 응고 등이 뒤따를 수 있다.

만성췌장염은 외분비와 내분비기능 모두 손상을 입은 염증이다. 증상은 경미하지만 저지방 사료 등을 통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만성췌장염을 앓으면 췌장이 망가져 소화효소가 충분히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이 경우 췌장효소보조제를 처방받아 먹여야 영양실조를 막을 수 있다.

췌장염은 재발도 쉬워 치료가 끝나도 정기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반려견의 애절한 눈망울을 거절해야 하는 보호자의 단호함이 가장 중요하다. 반려견은 자신에게 어떤 음식이 득이 되는지, 실이 되는지 모른다. 오로지 보호자의 판단으로 반려견의 식습관이 결정된다. 보호자의 관리가 반려견의 건강을 좌우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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