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형견이 기침 늘고 호흡 가쁘다면? 심장이 보내는 SOS!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소형견이 기침 늘고 호흡 가쁘다면? 심장이 보내는 SOS!
  • 조선인 24시 동탄 윌동물의료센터(윌동물병원) 내과원장ㅣ정리·심예은 기자 (with.sim@k-health.com)
  • 승인 2024.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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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4시 동탄 윌 동물의료센터(윌 동물병원) 내과원장

우리나라 반려견이 동물병원에서 심장병 진단을 받는다면 대부분 어떤 질환일까? 강아지 심장병은 여러 가지인데 가장 흔한 질환은 이첨판폐쇄부전증이다. 특히 북미와 다르게 중소형견의 비율이 압도적인 우리나라에서는 더 흔히 확인되는 질환이다.

이첨판폐쇄부전증은 소형견에게 발생빈도가 높고 중형견, 대형견은 물론 드물게는 고양이에게 확인되기도 한다. 말은 이첨판폐쇄부전증이지만 삼첨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이첨판폐쇄부전증의 30% 이상은 삼첨판역류도 함께 확인된다.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은 어린 나이에 발생하기도 한다. 수컷이 암컷보다 1.5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 질환은 이첨판의 형태변화를 일으키는 퇴행과정으로 인해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 발생한다. 심장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게 만들어졌고 이를 도와주는 것이 판막이다. 이첨판은 좌심실이 수축할 때 대동맥으로 혈액이 이동하면서 좌심방으로 혈액이 역류하지 않게 막아주는 구조다. 이 판막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심장이 수축할 때 혈액이 대동맥과 좌심방 양쪽으로 나가게 돼 문제가 된다. 대동맥으로 나가는 혈류양이 줄기 때문에 혈액순환이상이 생기고 좌심방으로 나가는 혈액은 좌심방 혈액양을 늘리기 때문에 좌심방확장을 일으킨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풍선이 부풀듯 좌심방이 부풀고 내부압력도 증가해 결국 좌심방과 연결돼 있는 폐에 압력이 전달돼 폐수종이 발생하게 된다.

이첨판폐쇄부전증의 임상증상은 질환이 진행돼야 나타난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을 알기 어렵다. 심장에 문제가 있지만 몸에서 충분히 보상해서 기능에 이상이 없는 단계를 보상기라고 한다. 보상기에는 겉보기에 특별한 문제를 확인하기 어렵다. 이 질환이 몸에서 보상하는 수준을 점점 넘어서기 시작하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산책 시 쉽게 지친다거나 기침이 증가하는 모습이 관찰될 수 있다. 심하면 실신하는 경우도 있다. 또 폐수종이 발생해 호흡이 점점 힘들어지고 혀가 파래지는 청색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는 응급상황으로 빠르게 동물병원에서 처치해야 한다.

이첨판폐쇄부전증은 일차적으로 청진상 심잡음이 들리거나 NT-proBNP수치 상승이 확인되거나 엑스레이(X-ray)상 심비대가 확인되면 의심할 수 있다. 이후 정확한 상태는 심장초음파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이 검사로 심장 내 구조이상, 문제 발생위치, 심장병의 심각도, 심장크기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문제가 확인되면 주기적으로 초음파, 엑스레이(x-ray)검사 등을 통해 심장병의 진행속도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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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상 확인되는 이첨판폐쇄부전증으로 인한 심비대
초음파검사로 확인한 이첨판 역류

이첨판폐쇄부전증의 치료는 질환단계에 따라 다르다. 심장에 문제는 있지만 정상범위보다 크지 않고 증상이 없는 단계(B1)에서는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다. 그 단계를 넘어서면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추천된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심장상태를 확인한 후 수의사와 상담해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가적으로 환자상태에 따라 저염식(염분제한), 운동제한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수술을 고려하기도 하는데 최근 국내에서도 판막재건술의 성공사례가 늘고 있다. 내과치료 또는 외과수술 등 향후 치료방향에 대해서는 수의사와 상담한 후 결정할 수 있다.

초기에 괜찮아 보여 검사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반려견의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신장, 췌장 같은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쳐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노령견이라면 건강검진 시 심장관련검사를 포함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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