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겨우내 심장사상충 예방 쉬었다면? 성충검사 먼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겨우내 심장사상충 예방 쉬었다면? 성충검사 먼저!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심예은 기자 (with.sim@k-health.com)
  • 승인 2024.03.2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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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어느새 4월이 코앞이다. 조금 있으면 금방 모기가 들끓는 날씨가 찾아올 것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에게 심장사상충 예방의 계절이 돌아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심장사상충 예방은 수의사가 보호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 중 하나다. 전파가 쉬울뿐더러 감염 시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다.

심장사상충증이란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대표적인 곤충 매개 전염성 질병이다. 심장사상충은 가느다란 실처럼 생겼으며 강아지는 물론 여우, 늑대, 코요테, 고양이 등에서도 기생할 수 있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강아지를 모기가 흡혈하면 강아지 혈관에 기생하던 미세사상충이 모기 체내로 들어가 감염력을 지닌 유충으로 성장하게 된다. 유충을 지닌 모기가 다시 다른 강아지를 흡혈하면 그 틈에 감염력을 갖춘 유충이 강아지의 혈류로 들어간다. 강아지 피부에 감염된 유충은 6개월 안에 성충으로 성장하면서 폐동맥에 기생하고 다시 미세사상충을 낳아 혈류로 방출된다.

심장사상충증에 걸리면 심장문제를 비롯해 사구체신염, 혈소판감소증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성충이 주로 기생하는 곳은 폐동맥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도 감염이 진행될수록 기침을 하며 폐렴이 발생한다. 감염 3~4기가 되면 기력저하, 체중감소, 심부전, 간부전, 혈뇨, 복수, 혼절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사망에 이른다.

겨울에는 모기가 출몰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특정 기간에만 심장사상충 예방을 실행하는 보호자들이 있다. 하지만 모기는 1년 내내 살 수 있으며 아무리 방충을 잘하더라도 모기가 언제 집에 나타날지 모르는 일이다. 미국심장사상충학회도 1년 중 12개월 내내 매월 심장사상충을 예방하고 매년 1회 심장사상충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겨우내 예방을 쉬었다면 심장사상충검사를 먼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은 유충만 구제할 뿐 성충은 구제할 수 없다. 다 자란 성충이 이미 반려견 몸속에 있다면 예방약은 오히려 독이 된다. 만일 반려견 몸속의 성충이 번식해 미세사상충을 계속 방출하고 있는 상태에서 예방약을 복용하면 어떻게 될까. 혈중에 있는 수많은 미세사상충이 한꺼번에 죽게 될 것이다. 문제는 무수히 많은 미세사상충이 일시에 죽으면서 치명적인 아나필락시스(급성중증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심장사상충검사 후 음성이 나왔더라도 6개월 뒤 한 번 더 검사하는 것을 권장한다. 심장사상충 검사키트는 암컷 성충의 유무만을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려견의 몸에 유충이 있더라도 음성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감염 후 성충이 되는 데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고려해 재검사하는 것이 좋다.

심장사상충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심장사상충증은 매달 1번 약을 챙겨 먹이기만 해도 예방할 수 있다. 검사는 피를 소량 뽑아 심장사상충 키트에 떨어뜨린 뒤 암컷 성충이 분비하는 물질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간단해 반려견에게도 부담 없다. 매달 예방, 매년 검사로 심장사상충의 위협에 빈틈없이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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