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다리 절뚝거리고 기력도 뚝? ‘면역매개성관절염’일 수도!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다리 절뚝거리고 기력도 뚝? ‘면역매개성관절염’일 수도!
  • 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 겸 영상의학센터장ㅣ정리·심예은 기자 (with.sim@k-health.com)
  • 승인 2024.03.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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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단비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동물병원) 원장 겸 영상의학센터장

파행(절뚝거림)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관절염은 주로 노령견에게 발생하는 퇴행성질환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어린 개에게 관절염이 고열, 기력저하, 식욕저하 등 다른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일반적인 관절염 외의 질병을 감별할 필요가 있다. 관절염을 동반하는 전신질환은 다양한데 오늘은 동물병원에서 꽤 흔히 진단되는 개 면역매개성다발성관절염(canine immune-mediated polyarthritis)에 대해 알아보자. 

다발성관절염은 다수의 관절에 염증이 발생한 것을 말한다. 크게 면역매개성, 비면역매개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비면역매개성관절염은 감염, 종양, 외상, 퇴행성으로 생길 수 있고 면역매개성관절염은 약물, 백신에 대한 반응성이나 자가면역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다. 면역매개성관절염은 관절윤활막에 면역복합체가 침윤돼 윤활막염이 발생하는 질환이며 염증과정에서 관절내외 주변 인대구조가 약해져 관절불안정성도 보일 수 있다. 

면역매개성관절염은 관절을 이루는 뼈의 용해성병변이 동반되는 미란성관절염과 그렇지 않은 비미란성관절염으로 나뉜다. 미란성관절염의 대표적인 질환은 류마티스이며 비미란성관절염은 특발성다발성관절염과 루푸스가 대표적이다. 이 중 이번 칼럼의 주제인 특발성다발성관절염은 비교적 흔히 진단된다.

면역매개성다발성관절염에 걸리면 통증으로 걷기를 꺼리거나 보행이 조심스러워지고 고열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기력저하나 식욕저하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으로 동물병원에 방문하면 일차적으로 혈액검사와 관절방사선검사를 진행한다. 혈액검사상 염증수치가 증가하고 방사선검사상 관절부종이나 주변 림프절종대가 확인될 수 있다. 확진을 위해서는 추가로 혈액항체검사와 관절활액천자검사가 필요하다.

관절활액검사는 주사침으로 관절활액을 배액 후 성상을 확인하고 세포수, 단백질농도 등을 검사한다. 관절염이 발생한 관절활액은 정상적인 끈적한 점도를 상실해 묽은 성상을 보이고 염증세포수와 단백질농도가 증가한다. 감염체가 확인되지 않고 배양검사에서 음성인 경우 감염성관절염은 배제할 수 있다. 이밖에도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을 배제하기 위한 검사들을 진행하고 그러한 원인이 배제되면 특발성면역매개성관절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면역매개성관절염은 일반적인 관절염과 달리 진통제만으로는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면역억제제와 스테로이드 처방이 필요하다. 따라서 더욱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인데 진단에 이르기까지 정확한 병력파악, 혈액검사와 관절활액검사를 포함한 다양한 진단검사가 필요해 들여야 하는 시간과 비용이 큰 편이다.

필자가 진료한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아래 사진은 일어서기 힘들어하는 모습과 기력저하를 주요증상으로 방문한 6살 푸들의 무릎방사선사진이다.

무릎관절의 부종과 뒤쪽 오금림프절의 종대가 확인된다. 골용해 소견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대측관절 또한 유사한 소견을 보였다.
무릎관절 부종과 뒤쪽 오금림프절의 종대가 확인된다. 골용해 소견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대측관절 또한 유사한 소견을 보였다.

해당 반려견은 방사선사진에서 양측 무릎관절의 부종과 오금림프절의 종대가 확인됐는데 면역매개성관절염이 발생할 만한 병력(약물, 백신 등)이 없었고 염증수치 증가, 혈액항체검사상 양성, 관절활액검사상 점도 감소, 호중구증가, 감염체 배제로 최종적으로 특발성면역매개성관절염으로 진단됐다.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약물처방으로 증상이 완화됐고 현재 약물유지 중이다. 면역매개성질환은 재발이 흔해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반려견이 파행을 보인다면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 후 치료받아야 질병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 초기에 가까운 동물병원에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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